전문가칼럼

좌뇌와 우뇌 소통이 사회성 좌우한다

김영훈 2011. 03. 28
조회수 9758 추천수 0

66c52f0668c09c24632f2d4ed87b829c. » 한겨레 자료사진


기질은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얼마나 잘하며,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설명해주지는 못하지만 어떻게 행동을 하는지를 설명해줄 수 있다. 기질은 대개 타고난 것으로 출생 시부터 시작하여 사는 동안 지속된다. 사회성도 하나의 기질로써 다른 사람의 반응을 이끌어 내거나 사회적 의사소통에 대해 반응하는 스타일이다. 부모는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하거나, 감정을 말로 표현하거나, 거절하거나, 자신의 뜻을 주장하는 사회적 기술을 가르칠 수 있다. 그러나 사회성의 중요한 요소인 고통에 대한 공감, 따뜻한 감성, 호감, 위로 등은 가르치기 어려우며 두뇌 안에 이에 필요한 신경회로와 호르몬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사회적 스타일의 뇌


사회성을 담당하는 뇌에는 이마엽, 마루엽, 소뇌 등이 있는데 다른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하며, 고통을 공감하고 배려하는 고차원의 인지기능을 수행한다. 이마엽은 좌뇌와 우뇌로 나누어지는데 좌뇌는 언어적 정보를 처리하고 따뜻하고 긍정적인 감정들을 알아낸다. 우뇌는 비언어적 정보를 처리하는데 고통이나 전반적인 감정상태를 파악할 뿐 아니라 몸과 일체가 되어 아이가 느끼는 감정적 경험을 정확하게 기억한다. 좌뇌가 세부적인 정보를 처리한다면 우뇌는 전체적으로 파악한다. 마루엽은 공간 지각에 관여하는데 다른 아이와 너무 가까이 있거나 멀어지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한다.


부모의 자상한 보살핌은 마루엽과 이마엽을 연결시켜 조화로운 사회적 관계를 갖게 한다. 소뇌는 이마엽과 연결되어 다른 아이의 말에 적절하게 반응하게 하고 어떤 문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게 한다. 과학자들은 최근에야 소뇌가 사회적 행동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는데 자폐아들은 이 부위가 변형되어 있다.


아이들의 뇌량은 아직 발달 단계에 있다. 따라서 좌뇌와 우뇌 사이에 소통이 활발하지 않다. 좌뇌가 우세하면 아이들은 긍정적 감정들을 표현하는 단어를 쏟아내다가 우뇌가 우세하면 갑자기 감정이 복받쳐 올라 바닥에 누워 몸부림을 친다. 좌뇌가 주로 지배하는 아이는 사회성과 공감능력이 부족하여 다른 아이의 고통에 대해 무관심하다.


따라서 좌우뇌의 소통이 잘 안되면 사회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힘들고 매사 두려워하고 초조해한다. 더 나아가서 아이는 익히 해온 일만을 하려고 하고, 어떤 일이든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고집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잘 보살펴주면 격한 감정을 떼쓰기가 아닌 말로 표현하게 된다. 좌뇌와 우뇌의 소통을 담당하는 뇌량이 발달하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의 좌뇌와 우뇌가 서로 잘 소통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아이가 자신이 경험하는 것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도록 도와주고 감정의 휘둘릴 때 적절한 단어로 표현하여 발산하도록 할 때마다 아이의 뇌량이 발달한다.


사회적 호르몬


세로토닌은 사회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정서를 안정시키고 공격성을 줄여서 다른 아이와 잘 지낼 수 있도록 한다. 뇌의 세로토닌 수치가 낮으면 아이는 충동적이 되어서 자주 화를 내거나 불안해한다. 또한 기분이 쉽게 나빠지고, 자기의 감정을 평온하고 차분하게 유지하기가 어렵다. 부모와의 다정한 스킨십이나 정서의 교류는 배앞쪽이마엽의 세로토닌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부모와 즐거운 시간을 함께 가질수록 다른 아이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갖게 되는 것이다.


세로토닌은 부모의 양육방식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모와의 관계에 있어서 아이가 겪는 극심한 스트레스는 뇌의 세로토닌 체계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원만한 대인관계는 뇌의 엔도르핀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이는 엔도르핀, 옥시토신, 프로락틴이 활발하게 분비하는 상대와 같이 지내고 싶어한다.


부모와 정서적 교류가 이루어지면 아이의 뇌에서는 엔도르핀과 도파민이 활발하게 분비된다. 엔도르핀은 심리적 안정에 관여하고, 도파민은 활력을 느끼게 하여 아이는 사랑, 안정, 활력이 조화를 이루게 된다. 뇌간 깊숙이 있는 청반은 우리가 즐거움을 느낄 때 활발하게 작용한다. 청반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을 뇌 전체에 보내면 상황, 얼굴, 생각이 보다 확실한 기억으로 저장된다. 이런 즐거운 기억들을 통해 아이는 자기가 다른 아이들에게 호감을 준다고 믿게 되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기게 된다.


사회성은 이러한 과정에서 태어난다. 부모가 아이와 정서적 교류를 할 때는 아이와 긴 문장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어려운 단어와 복잡한 문장은 아이의 흥미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짧은 문장으로 아이의 감정을 표현해 주면서 아이와 대화하여야 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걷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진정한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아이는 생후 6개월만 되어도 사회성이 매우 두드러진다. 아기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장난감보다 부모의 얼굴 표정에 더 흥미를 보이며, 3개월 되면 부모의 다양한 표정과 말에 강한 흥미를 느끼며, 6개월이 되면 소리, 말, 다양한 표정과 몸짓을 사용해서 부모와 훌륭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사회성을 높이기 위하여 부모가 할 일


부모는 아이의 사회성을 위하여 다른 사람의 고통에 관심을 갖고 공감하게 하여야 하며, 다른 아이들과 관계를 맺게 하고, 훌륭한 구성원이 되어 타협하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첫째, 다른 아이의 슬픔이나 아픔에 관심을 갖고 공감할 수 있게 도와주자.


사회성의 시작은 공감에서 온다. 다른 아이가 슬퍼하거나 아파할 때 같은 감정으로 느끼고 나눌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이러한 공감능력은 선처적인 특성이 강하지만 경험을 통하여 차근차근 길러줄 수 있다. 자신이나 다른 아이의 고통을 부정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용기 있게 받아들여야 할 뿐 아니라 다른 아이의 고통을 비난하지 않고 진심으로 이해하고 위로해줄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다른 아이들과 관계를 맺는 경험을 늘려주자.


사회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다른 사람의 마음을 파악하여야 한다. 다른 사람이 자기를 어떻게 느끼는지 가늠하고 그에 따라 반응과 태도를 취할 수 있도록 경험을 늘려야 한다. 놀이를 통해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 다른 아이의 입장에 서보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와 상대방의 감정을 동시에 파악할 뿐 아니라 다른 아이에게 말하고 듣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며, 말할 때 나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다른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균형있게 하여야 한다. 보디랭귀지도 중요한데 대화를 할 때 너무 가까이 다가서거나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아야 하며 대답을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늦게 해서는 안 된다. 화제에서 벗어난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셋째, 훌륭한 구성원이 되어 타협하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자.


다른 아이를 리드할 줄도 알아야 하지만 따라갈 줄도 알아야 한다. 아이가 또래집단에 잘 소속되려면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고 다른 아이의 말에도 귀를 기울어야 한다. 감정을 다스려서 아무 때나 분노, 근심, 불안을 폭발하지 않아야 한다. 공격하거나 비난하지 않고도 좋은 것 싫은 것, 원하는 것과 아닌 것을 분명히 밝힐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아이와 갈등하거나 대립할 때에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적절한 협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비난하기보다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화합하는 태도도 가져야 한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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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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