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병은 노리개가 아닙니다

2011. 0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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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병은 돌 정도에는 끊는 것이 좋습니다.



아가에게는 모유를 먹이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적어도 돌까지는 먹이고, 두 돌까지도 모유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모든 아가들이 모유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분유를 먹는 아가는 우유병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언젠가는 우유병을 끊고 컵으로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혼자서도 잘 걸어 다니는 아가가 우유병을 들고 소아청소년과에 나타나는 경우가 아주 흔합니다. “돌 지나면 우유병을 끊는 것이 좋습니다”라는 권유에 많은 엄마들께서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아이들이 먹고 싶어 하는데 먹여야지요.”, “욕구 불만이 되면 어떻게 하나요?” 하고 반문합니다.



심지어는 두 돌이 지나서도 태연스레 우유병을 빨리는 엄마도 많습니다. 여러분 주위에서도 다 큰 아가들이 우유병을 물고 다니는 모습을 흔히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도 ‘돌이 지나면 우유병을 끊어야 하나?’ ‘너무 빠른 것이 아닌가?’ 하고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실 것입니다. 돌이 지나면 우유병을 끊는 것이 좋다는 소아과 의사를 보고 아마 아가를 한 번도 키워보지도 못하고 이론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돌이 되면 우유병을 끊는 것이 좋은 이유가 있습니다. 우유병을 오래 사용하는 아가는 우유를 점점 더 먹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돌이 지난 아가의 주식이 우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버릇을 가르치지 않은 채 우유병을 오래 빨면 의존심이 증가하고 고집이 세질 수 있습니다. 밤에 우유병을 물고자는 습관이라도 있는 경우에는 치아가 몽땅 썩는 수도 있습니다.



흔히 우유병을 오래 빨리면 욕구를 충족시켜 만족감을 주어 성격이 안정된다는 분도 있는데 이것은 오해입니다. [아가의 우유병은 노리개가 아니고 식기란 것을 염두에 두셔야 할 것입니다.] 아가에게 빠는 욕구 충족시키는 것은 돌까지면 충분합니다.



그렇다고 우유병을 열심히 빨던 아가가 돌이 지나자마자 “엄마 나 우유병으로 이제는 안 먹을래요” 하고 우유병을 던지고 컵을 사용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돌이 지나서 우유병을 끊기 위해서는 미리 미리 준비를 해야 합니다. 생후 6개월이 지나면 먹는 것이 우유병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고 컵에서도 나온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가끔은 컵에 분유를 담아서 맛을 보여야 하고, 생후 9개월부터는 흘리더라도 본격적으로 분유를 컵에 담아 먹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컵으로 먹이는 양을 서서히 늘려서 돌이 되면 우유병을 끊는 것이 통상적으로 우유병을 끊는 방법입니다. [아가를 키울 때는 시작할 때가 되면 시작해야 하고 끊을 때가 되면 끊어야 합니다. 아이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해도 안 되는 것은 할 수가 없지만 몰라서 못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때가 지나서 하려면 몇 배 더 힘든 것이 아이 키우기입니다.] 컵 사용하는 연습을 하지 않았던 아가가 돌이 지나서 우유병을 바로 끊는 것은 엄청나게 힘들 것입니다.



돌이 지났는데 아직도 우유병을 빨고 있다면 이제 우유병을 끊는 것이 좋습니다. [오래 동안 우유병을 사용한 아이일수록 우유병으로 먹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끊기가 힘듭니다.] 우유병을 끊으려 하면 아가들은 비장의 무기인 안 먹고 버티기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의 엄마들은 아가의 버티기에 넘어가 다시 우유병으로 주고 아가들은 우유병에 더욱 탐닉합니다. 따라서 아가의 우유병을 끊으려면 아가 앞에서 부모가 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유병으로 안 준다고 울고 버티는 아가 앞에서 “저러다가 큰일 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스러운 표정이라도 지으면 아가들은 기가 차게 엄마의 마음을 알아채고는 우유병을 달라고 더 울어댑니다. 보다 못한 아빠나 할머니께서 “애 잡겠다. 우유병에 주지 뭘 그렇게 애를 울리냐”라고 한마디라 하게 되면 아가들은 조금만 더 버티면 엄마가 우유병으로 맛있는 우유를 줄 것이란 것을 알고 자신감을 가지고 울게 됩니다. 돌쯤 되는 어린 아가들도 집안에서 누가 실세인가는 이미 다 알기 때문에 할머니 앞에서는 더 열심히 웁니다. 우유병 끊는 것은 엄마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고 집안이 모두 노력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아가들이라고 하고 싶은 것을 다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유병을 끊는 것은 사랑만 받던 시기에서 이제 아가가 절제라는 것도 배워야 하는 시기로 들어가는 시발점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합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하정훈



이글은 2011년 2월에 작성한 글인데, 2013년 12월까지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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