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초등 국어실력이 평생 좌우한다

김영훈 2011. 0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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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은 국어 실력이 중요하다. 더구나 대학입시와 사회생활에 있어서 국어는 중요한 요소로서 아이가 인생을 살아가는 내내 영향을 미친다. 특히 소통이 중요한 시대의 흐름에 국어는 더 가치를 발휘한다.



국어가 초등학교 입학 직후부터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국어력이 다른 과목의 이해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가 수학문제를 푼다고 했을 때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면 풀 수가 없다. 따라서 책을 많이 읽거나 국어를 잘하는 아이가 수학도 잘하는 것이다. 저학년 수학 문제는 문제만 이해한다면 다 풀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어를 못하는 아이들은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수학성적도 나쁠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때에는 국어를 잘하는 아이들이 다른 과목에서도 1등을 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가면 ‘받아쓰기’ 점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모든 과목의 도구적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초등학교 때 이루어지는 최초의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받아쓰기를 못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어 학교생활도 잘 못한다. 최근에는 거의 모든 아이들이 한글을 습득하고 들어오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 경우 수업을 따라오기 힘들 정도이다.



부모들은 대개 국어 공부는 말과 글을 익힌 이후에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어가 사고력이나 의사소통 능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만큼 평생 배우고 익혀야 한다. 국어력이 떨어지면 논리력, 판단력, 문제 해결력도 떨어지고 국어를 기반으로 하는 기억력과 집중력도 저하되고 심지어는 수리력조차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국어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초등학교 내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뇌의 국어영역은 좌뇌에 있다. 위치는 귀 바로 위와 주변부이다. 국어영역은 청각 영역을 완전히 둘러싸고 있다. 관자엽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마루엽과 이마엽과도 접해 있다. 물론 좌뇌에 국어영역이 있지만, 유아기에 좌뇌가 손상된 아기도 무리없이 말을 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우뇌도 관여한다. 국어의 뇌가 발달하는 과정을 보면 24개월에 2대 국어영역이 활발해진다. 국어의 이해를 담당하는 베르니케영역은 12개월 전부터 발달을 하고 말하기를 담당하는 브로카 영역은 뒤늦게 발달한다. 처음에는 좌우 양쪽의 뇌가 같은 정도로 발달하지만, 95%의 아이들은 5세 이전에 좌뇌가 우세해지며, 우뇌의 말하기영역은 몸짓 등 별개의 작업에 사용된다.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 자의식도 발달하는데 국어영역과 이마엽이 함께 발달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자의식을 갖고, 타인과 관계하기 위해서는 언어라는 도구가 필요한 것이다. 피아제 연구에 의하면 국어의 발달은 12세경까지 현저하다. 따라서 이 기간에 국어의 표현력이나 사고력이 어느 정도 결정되는데, 만약 이 기간에 적절한 언어 자극이 없거나 국어를 쓰지 않는다면 국어는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뇌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여아보다 남아가 언어 문제의 발생 빈도가 높으며, 난독증 아이들의 경우 정상 아이에 비해 좌우뇌의 크기가 다르고, 왼손잡이들이 언어장애나 면역결핍이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들을 설명하기 위해 게슈윈드 박사는 다음과 같은 이론을 내놓았다.



태아기 발달 동안 테스토스테론이 좌뇌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오른손을 사용하고 좌뇌로 언어가 편측화되는데,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받는 아이는 우뇌 혹은 양뇌로 언어가 편측화되고 왼손잡이가 된다. 이러한 두뇌의 변화로 인하여 발달성 난독증, 언어 발달장애, 자폐증과 같은 문제가 많아진다. 테스토스테론은 흉선에도 영향을 미쳐 면역체계의 이상을 초래한다. 좌뇌와 우뇌의 크기가 정상과 다른 것은 테스토스테론이 좌뇌의 성장 속력을 늦추거나 우뇌의 정상적인 수축을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게슈윈드박사는 주장한다. 어쨌거나 우뇌는 전형적으로 비언어적인 과제를 처리하도록 발달하며, 좌뇌는 언어적 과제를 처리하도록 발달하고, 특히 계산능력과는 달리 수학적 추론능력은 우뇌가 주로 처리한다.



초등학교 1학년 국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운론이다. 은유를 재미있게 생각하고, 읽기를 통해 말을 알아듣게 되면 아이들은 추상적인 소리에 대한 감각을 보인다. 이때부터 감각이 뛰어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이 전혀 해독하지 못하는 읽기와 철자법을 전혀 어려워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2학년에서 5학년에 이르는 동안 아이의 국어는 문장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잘 만들어 내느냐에 의하여 결정된다. 아이들은 지시사항을 따르고, 질문을 이해하고, 다양한 문장들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같은 말을 여러 번 되풀이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면 원인은 아이가 고집이 세기 때문이 아니라 문장을 만들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소리체계에 대한 이해력과 문장력이 좋은 아이들은 읽기를 좋아하고 글에서 많은 의미를 끌어낼 수 있다. 5학년이 되면서 국어가 뛰어난 아이들은 글을 읽으면서 효과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얻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많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요구되는 국어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등 국어의 각 영역은 늘 골고루 학습하여야 한다.



따라서 초등학교 시절에는 우선 경청하는 버릇을 들이자. 국어의 궁극적인 목적은 의사소통이고 의사소통은 우선 ‘듣기’에서 출발한다. 읽기 영역과 관련해서는 독서가 중요하다. 또한 일기 쓰기를 통하여 쓰기 영역의 기초도 다져야 한다. 초등학교 때에는 아이들이 부모와 같이 있는 시간이 가장 많기 때문에 국어 학습에 있어서 부모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국어는 특히 수학, 과학, 사회의 도구과목으로 중요한데, 부모들은 대개 아이가 읽기를 시작하면 국어교육에 대해 무관심하다. 국어는 학교 수업도 중요하지만 식탁이나 거실에서도 배워야 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고유한 생각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훈련받아야 한다. 창의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늘 ‘자기 생각과 느낌’을 갖고 표현하도록 애써야 하며 국어 교과서에 실린 그림이나 사진 하나도 지문과 어울리는지를 따져볼 수 있는 비판적 시각이 필요하다. 또한 책을 읽다가 궁금하면 관련된 다른 책을 찾아 읽는 능동적인 독서를 통해서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 이런 훈련이 되어야만 낯선 내용의 책도 어렵지 않게 독해할 수 있는 능력이 키워진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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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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