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뇌도 좌-우 날개로 난다

김영훈 2011. 01. 20
조회수 13690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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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이 있다고 가전제품이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시냅스라고 하는 것도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접점 부위에 불과하다. 이 접점 부위를 통하여 신경전달물질이 뉴런 내로 들어가면서 뇌가 작동한다. 특히 공부호르몬이라고 부르는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엔도르핀, 아세틸콜린과 같은 물질들이 전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신경전달물질은 기능이 각각 다르고 작동을 하는 뇌의 부위도 다르다.



뇌는 크게 3개의 뇌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 1의 뇌라고 불리는 기저핵은 생명중추로서 수면-각성, 체온, 호흡, 식욕, 성욕 등 생명과 관련된 기능에 관여하며 본능의 뇌이다. 제 2뇌라 불리는 변연계는 감정을 다루는 편도체,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바꿔주는 해마, 의욕을 일으키는 측좌핵으로 구성되어 있는 정서의 뇌이다. 제 3의 뇌라 불리는 대뇌 새겉질은 뇌의 가장 상층부에 위치하며 이성, 지성뿐 아니라 갈등, 행복 등 고등 감정을 조절하며 이성의 뇌이다.



또한 대뇌겉질은 위치에 따라 이마엽, 관자엽, 마루엽, 뒤통수엽으로 나눈다. 뒤통수엽은 주로 시각을 인지하는 곳이고, 관자엽은 청각 및 언어적 자극을 모으고 처리하는 곳이다. 마루엽은 관자엽과 힘을 합쳐서 눈, 코, 입, 귀 등에서 오는 여러 자극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데 특히 공간지각과 관련이 있으며 수학과 과학을 담당하는 뇌이기도 하다. 이렇게 모아진 자극을 이마엽에서 받아, 분석하고 판단하며 문제해결을 하는 일을 한다.



이렇게 내려진 명령은 뇌의 이마엽과 마루엽의 경계 부분에 있는 운동신경영역으로 전달되어 사람을 행동하게 만든다. 이마엽 중 특히 사고를 하고 판단을 하는 뇌부위가 있는데 앞이마엽이라고 불린다. 앞이마엽의 기능이 높으면 이성적이며 합리적일 뿐 아니라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나고 계획을 잘 세우며 지능도 높다. 그러나 앞이마엽의 기능이 낮으면 고지식하며 융통성이 떨어진다. 낯선 문제에 대응하는 능력이 낮으며 계획도 잘 세우지 못한다.



그런데 반드시 알아야할 점은 이마엽은 정서의 뇌와 밀접하게 신경회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정서의 뇌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따라 이마엽이 활발하게 움직이기도 하고 전혀 움직이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인지기능에는 정서가 중요한 것이다. 정서의 뇌인 변연계의 기능이 높으면 집중력이 뛰어나고 감정 조절을 잘하며, 마음이 안정적이고 학습동기가 높다. 기억력도 우수하다. 그러나 변연계의 기능이 낮으면 주의력이 부족하고 충동적이며 공격적이다. 학습동기 또한 낮아서 자주 우울해 하고 시험 불안도 높다. 더구나 앞이마엽은 변연계로 가는 신경회로의 연결은 적은 반면 변연계에서 앞이마엽으로 가는 신경회로의 연결은 많다. 따라서 아이들은 감정을 조절하기 보다는 감정에 휘둘리는 일이 많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신경전달이 한 번 이루어지면 다음에도 같은 일이 생겼을 때 한번 갔던 신경회로로 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같은 길을 가다 보면 점점 처음보다 더 빠르게 신경전달이 이루어지고 신경전달물질의 통로인 시냅스는 더 많아지고 더 두꺼워진다.



적당한 긴장도 필요하다.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을 하고 긴장을 하면 방어호르몬인 코르티솔이나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되어 스트레스를 이겨 내게 해 준다. 피로를 줄여주고, 하기 싫은 일이라도 참고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긴장이 심해지면 스트레스가 많아지므로 심장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면서 온몸이 굳고 감정적으로 예민해지고 면역력도 떨어진다. 또한 뇌에서도 정서를 안정시키는 세로토닌이 줄어들고 시냅스가 감소하고 뉴런이 죽어나가기도 한다.



뇌에는 좌우로 측좌핵이라는 신경군이 있다. 측좌핵은 앞이마엽에서 나오는 지령을 다른 뇌의 부위에 전달할 뿐 아니라 뇌의 활동이 원활하도록 제어하고 그 활동상황을 실시간으로 피드백하여 앞이마엽의 새로운 지령을 이끌어 낸다. 여기에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 관여하는데 아이는 의욕이 넘치게 된다. 측좌핵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일단 무엇이든 시작해야 한다. 일단 시작을 하여 측좌핵이 흥분을 하면 스스로 의욕이 생겨 지칠줄 모르고 끈기를 발휘하게 된다. 따라서 일단 결심하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두뇌는 크게 5단계로 나누어 발달하게 된다. 오감각이 발달하고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가 급격히 발달하는 24개월까지의 1단계, 종합적인 사고와 정서적 안정의 기초를 다지고 관계를 통한 학습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지는 이마엽과 변연계가 활발하게 발달하는 48개월까지의 2단계, 창의력과 정서발달이 중요한 이마엽과 우뇌가 발달하는 학령전까지의 3단계, 언어의 뇌가 발달하고 이어서 수학이나 추상적 개념의 뇌가 발달하는 초등학생의 4단계, 시각의 뇌가 발달해 시각적으로 추상적 개념을 이해할 수 있고 변연계가 활성화 되어 감정에 의해 휘둘리기 쉬운 20세까지의 5단계로 나눌 수 있다.



사실 초등학교 교과서를 살펴보면 교과 과정이 두뇌발달에 맞게 짜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수학에서 수 세기와 개념을 배우고, 4학년에 가서는 도형과 평행선의 정의같은 추상적 개념을 배운다. 이것을 무리하게 앞당기는 조기교육이나 선행 교육은 결국 두뇌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은 아이에게 과부화를 주어 좌절감만 줄 뿐이다.



소아신경과 전문의인 해리 추가니 교수는 4세까지는 뇌 신경세포의 포도당 소모량이 성인의 2배 정도이며, 4-10세에는 이 상태를 유지하다가 10세 이후에 급속히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에 따르면 4-10세의 왕성한 뇌 활동 시기에 교육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5세 아이가 15세 아이보다 더 많이 더 쉽게 배운다는 의미는 아니다. 퍼트리샤 라키시 박사는 시냅스의 안정화가 일어나는 10세 이후에 더 많은 학습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10세 이전의 뇌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학습활동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은 10세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10세 이전에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두뇌를 준비하여야 하고 10세 이후부터 본격적인 추상적인 사고가 필요한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좌뇌와 우뇌는 기능이 다르다. 따라서 좌뇌가 우세한 아이들과 우뇌가 우세한 아이들은 공부하는 방식이 틀리다. 좌뇌는 우리의 일상적이고 계속되는 행동을 점검하며, 정보를 순서에 따라 처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로 하여금 아침에 일어나 옷을 입고 아침 식사를 하고, 문을 나서서 제시간에 학교를 가도록 하게 하는 것은 좌뇌이다. 좌뇌는 옳고 그름에 대한 경계와 인식을 제공한다. 우뇌우세형의 아이는 의사결정을 이끄는 것은 직관적이고 정서적인 우뇌이다. 우뇌는 전체 그림을 봄으로써 많은 정보를 동시에 치리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우뇌는 나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숲을 본다. 우뇌는 또한 감정, 음악, 미술, 스포츠에 관심을 둔다. 우뇌는 직관적이고 정서적이다.



두뇌성격에 따르면 이성좌뇌형 아이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며 사실에 입각하여 판단하고 양적인 것을 중요시한다. 감성좌뇌형 아이는 조직적이고 단계적이며 계획적으로 일을 하고 상세하게 챙긴다. 이성우뇌형 아이는 전체적이고 직관적이며 통합하고 합성한다. 감성좌뇌형 아이는 유대감이 있고 느낌에 따라 판단하며 운동감각적이고 감정적이다. 하지만 인간의 모든 뇌 기능을 좌뇌, 우뇌로 나누는 것은 너무 이분법적인 사고이다. 인간의 뇌에는 우뇌와 좌뇌를 연결하는 뇌량이라는 부위가 있어서 서로 소통하기 때문에 양뇌가 서로에게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뇌과학자들은 좌뇌와 우뇌를 모두 학습에 활용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좌뇌는 정보를 쪼개어서 분석하고 우뇌는 그것을 통합하여 직관적으로 인식하도록 도와줌으로서 학습의 효율성을 높여나간다는 것이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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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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