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공부의 중독 필수조건

김영훈 2010.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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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하고 좋아하는 아이들은 혼자 문제를 푸는 시간이 지나서 교사가 같이 풀어보자고 해도 자기가 풀 수 있다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손사래를 치기가 일쑤다. 문제해결의 기쁨과 그로 인한 성취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희열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교사를 도움을 마다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지적 희열을 한 번 맛본 뒤에는 자주 그 경험을 하려고 한다. 일부러 어려운 문제에 도전한다. 그러다 보면 공부를 잘할 수밖에 없다.



아이는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공부를 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갈 때 성취감을 느낀다. 이 때 아이의 뇌는 성취의 기쁨을 유지하기 위해 엔도르핀을 방출한다. 엔도르핀은 체내에서 만드는 마약으로 고통을 없애주고 활력을 준다. 아이는 같은 경험을 다시 하고 싶어 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



아이는 공부를 해서 하나를 알면 기분 좋은 보상을 받고, 그리고 다시 보상을 받기 위해 공부를 더 하게 된다. 학습에 있어서 주도적인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서 가르쳐 주기를 기대하는 수동적인 아이보다 뇌가 더 각성되고 동기부여가 되어 더 많은 것을 학습하고 더 잘 배우게 된다.



더구나 앞으로 추구해야할 창의적인 교육은 아이에게 보다 많은 주도권을 요구한다. 자기주도 학습을 익히지 않으면 앞으로는 불안과 스트레스, 실패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가져와 뉴런이 사멸하고 시냅스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배운 것을 자기가 스스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통해서 자기주도 학습은 뿌리를 내린다. 하지만 요즈음의 아이들은 자기주도 학습을 경험할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학교 끝나면 바로 학원으로 가야 하는 꽉 짜여진 생활 속에서는 자기주도 학습은 뿌리내리기 어렵다.



아이가 자기주도 학습을 하게 하려는 부모는 아이와 친해져야 한다. 부모는 자기주도 학습을 혼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누구도 혼자서 자기주도 학습을 뿌리내리기는 어렵다. 아이를 제일 잘 아는 사람, 아이와 늘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옆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어렵다. 자기주도 학습이 습관화되기 까지는 부모가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아이가 부모를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조급하여 대기만성 아이의 가능성을 묻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건 없다는 생각으로 자녀를 믿어야 한다. 그래야 안정된 정서 상태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다.



아이가 ‘학교’를 신뢰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학원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학교 수업을 예습하고 복습하는 것으로 학교 시험을 준비할 수 있다는 믿음만 갖게 해도 아이들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성취감은 자기주도 학습을 뿌리내리는 데 꼭 필요한 영양분이다. 아이가 공부의 주도권을 지고 부모의 영향에서 자유롭다고 느끼고 자기의 꿈을 마음대로 펼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또한 그 과정을 부모는 끈기 있게 기다려주어야 한다.



자기주도 학습은 아무 때나 뿌리 내리는 것이 아니다. 자기주도 학습도 뿌리내리기 적합한 시기가 있다. 전문가마다 의견은 다르지만 초등학교 졸업 전까지는 자기주도 학습의 습관을 가져야 한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과거의 습관을 바꾸거나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많다. 부모가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아이를 학원으로 돌리면서 타율적으로 만들기 보다는 자율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사춘기가 되기 전까지 보충으로 학원을 보내더라도 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스스로 익히는 학습을 하도록 해서 자기주도 학습이 몸에 배도록 하여야 한다.



자기주도 학습은 단순히 가르치면 배우기만 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계획을 짜고, 그 계획에 따라 공부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주도 학습도 모든 아이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학습법은 원래 좌뇌우세형 아이가 잘 할 수 있다. 좌뇌우세형 아이는 혼자서도 자기가 알아서 계획을 짜고 그 계획에 따라 공부하기를 좋아한다.



또 수학문제 하나를 풀더라도 교사가 일방적으로 푸는 것을 앉아서 배우기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풀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 아이들은 체계적이기 때문에 하나씩 하나씩 단계적으로 익히게 되는데, 학원에서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그것도 빠른 속도로 강의를 하기 때문에 질문하기도 어렵고 강의 속도를 따라가는 것도 버겁다.



따라서 좌뇌우세형 아이는 학원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아이에게 자기주도 학습은 적응하고 습관을 들이기 좋은 학습법이다.



반면에 자기주적 학습은 우뇌우세형 아이에게는 버거운 면이 있다. 혼자 공부를 하도록 내버려두면 빈둥거리거나 시간을 흘려버리기가 일쑤이다. 오히려 우뇌우세형 아이는 친구들과 같이 공부를 하거나 부모가 옆에서 재미있게 가르쳐주면 더 잘하는 경우가 많다. 학원도 맘에 드는 교사가 재미있게 가르치면 공부를 한다. 교사와의 궁합이 중요한 것이다.



우뇌우세형 아이 중에는 의욕이 앞서서 계획을 거창하게 짰다가 몸이 따라가지 못하여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우뇌우세형 아이는 부모의 개입이 필요하다. 혼자서 혹은 알아서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부모가 적절하게 개입하여 아이가 최상의 컨디션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고 아이에게 적합한 교사를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 학습계획도 너무 타이트하게 짜면 지키지 못하므로 융통성 있게 시간을 조절하여야 한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자기주도 학습이란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이 습관이 제대로 갖춰진 아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실력 있는 아이로 성장한다. 반면 자기주도 학습을 못하는 아이는 고학년으로 가면 갈수록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천전략도 중요하다.



첫째, 학습 전략을 짜라. 아이들은 공부한 내용을 기억하는 자기만의 방법을 갖고 있다. 자료를 기억하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전략을 사용할 줄 아는 아이는 자기주도로 공부할 가능성이 많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아는 데에서 끝나지 않고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여,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것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앞으로는 처음 볼 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중요한 것을 기억하려 하며, 중요하지 않은 것들도 알아두는 식으로 전략을 세워서 공부해야 한다.



둘째, 자기 관리를 하라. 자기주도 학습의 원리는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맞는 행동의 흐름을 조직하는 것이다. 막연하게 목표를 머릿속에만 담아 두지 말고 글로 적어 늘 확인하면 동기부여가 된다. 학교에 다녀오면 ‘스스로’ 그날 배운 모든 과목을 복습하라. 예습은 참고서나 인터넷을 이용하라.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자기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 배우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배우는 것만큼 스스로 익히는 습관이 함께 이뤄져야 자기주도 학습이 이루어진다. 규칙적인 학습습관을 만들어 주기 위해 매일 매일의 학습 분량이 정해져 있는 참고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자신감을 가져라. 자기주도 학습의 밑바탕에는 바로 이런 ‘자신감’이 중요하게 자리 잡는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 아이는 공부에 오랜 시간 끈기를 갖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부모는 적절한 칭찬과 격려로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한두 단계의 높은 수준에 도전하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스스로 끝가지 밀고나가는 끈기에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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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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