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는 다투기 마련, 심판은?

2010.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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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의 행복육아



형제를 키우는 집이라면 가장 큰 고민이 대개는 아이들 다툼이다. 그저 말리면 될 일인지, 아니면 야단을 쳐서 할지, 앞에 앉혀 놓고 화해를 유도해야 할지 부모들은 늘 고민이다. 물론 싸움의 정도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꼭 기억할 사실은 형제는 싸우기 마련이란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형제 중 단지 7%를 제외하고는 싸움을 한다. 그중 3분의 1은 자주 싸움을 한다. 결국 형제간의 싸움은 그 자체로서 심각한 일은 아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극복해야 할 모습 중 하나이다. 아이들이 싸우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흔한 이유가 자신의 심리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때이다. 관심을 받고 싶은데 받지 못하고, 성취감을 맛보고 싶은데 좌절감을 느낄 때 싸움으로 불편한 감정을 터뜨린다.



부모로부터 충분한 관심을 못 받는다고 생각할 때 아이는 형제를 공격하면서 자신의 욕구 불만을 해소한다. 아이가 둘 있으면 놀랍게도 형제 둘 모두가 자신이 아닌 다른 형제가 편애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부모가 바쁘거나 에너지가 부족해 아이들과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할 때 더욱 그렇다.



이 경우 아이들은 이성이 아닌 동물적 본능이 살아날 수 있다. 좀 더 많은 관심을 받는 아이를 공격하여 자신이 우위에 서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부모가 보기에 말도 안 되는 방향을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선택한다. 일부 아이들은 지루하고 자극이 필요해서 싸우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시끄럽고 자극적인 환경에 오래 놓여서 피로할 때 싸울 수도 있다.



배가 고프고 피곤할 때와 같이 생리적 자극에 시달릴 때도 싸울 수 있다. 화가 났을 때, 좌절하고 당황했을 때, 폭력으로 해소하는 부모나 형제의 모습을 보면서 자랐을 경우에도 싸움을 종종 벌인다. 이런 각각의 원인을 생각하여 접근할 때 아이들의 싸움을 해결하기가 더 쉽다.



그렇다면 일단 싸움이 시작되었으면 어떻게 할까? 유명한 분할지배(divide and conquer)가 여기에도 적합하다. 아이들이 싸울 때는 우선 둘을 떨어뜨리고 부모는 각개격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둘이 싸웠다고 바로 붙여놓고 화해를 시키면 아이들은 부모가 상대편이 아닌지 의심하면서 예민해진다. 각자의 입장을 이해해주면서 접근하여 결국 아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도록 돕는 편이 낫다. 아이들이 싸울 때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만 기억하자. 우선 아이들의 폭력을 부모가 폭력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다툰다고 부모가 야단을 치면서 언어적·신체적으로 폭력을 행사할 경우 아이에게 화가 나면 폭력을 사용해도 된다는 신호를 전달하는 셈이다. 둘째는 부모가 재판관이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싸움도 나름의 뿌리깊은 이유가 있다.



그런데 당장의 싸움만 가지고 잘잘못을 가리면 분명 누군가 억울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엄마는 경찰도 아니고 재판관도 아니다. 엄마는 너희들이 싸우면 속상하고 멈췄으면 한다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우선이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서울신경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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