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약 함부로 쓰면 해롭다

2010.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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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을 줄여달라는 말씀이신가요?



기침을 안 줄이다니요? 기침을 함부로 줄여서는 안 된다는 의사의 말에 아주 이상하다며 반문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기침이 몸에 좋은 것이라는 의사의 설명에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그럼 병원에 뭐 하러 오나요? 라고 되묻는 분도 있습니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빨리 빨리 병이 있다고 합니다. 의사가 고칠 수 없는 고질병 중의 하나인데 병원에 와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약 한 봉지 먹으면 기침이 줄어야 하고 설사는 멎어야 하고 열도 뚝 떨어져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것도 모자라 아침저녁으로 주사를 놔달라고 주문하는 분도 있습니다.



흔히 병을 감기를 치료해야지 기침을 치료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의사도 의사가 되기까지 귀가 따갑도록 듣는 이야깁니다. 의사들은 기침을 우리 몸의 파수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혹자는 기침을 집을 지키는 개에 비교하기도 합니다. 기침이란 무엇인가? 우리 몸의 호흡기에 나쁜 것이 있을 때 그것을 내보내기 위해서 기침을 하는 것입니다. 후 하고 불면 입김에 종이가 날립니다. 세게 불면 더 잘 날립니다. 기침을 할 때는 훨씬 세게 공기가 나오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호흡기 안의 나쁜 것을 밀어 낼 수 있습니다. 감기 때보다 기관지염이나 폐렴일 때는 기침을 더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사실입니다. 이때 많은 분들은 기침이 심할 때 의사가 더 심한 병에 걸렸다고 하니 기침을 줄이면 병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이것은 심각한 오해입니다. 병이 심하면 나쁜 것이 많기 때문에 기침을 더 심하게 해야 나쁜 것을 더 잘 내보낼 수 있기 때문에 기침을 더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기대와는 달리 의사들은 기침이 심할 때 함부로 기침을 줄이는 약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어떤 때는 기침을 쉽게 하도록 약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감기가 심할 때 기침을 함부로 줄이다가는 나쁜 것을 내보내지 못해서 합병증이 더 잘생기고 병이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기침, 콧물, 가래가 나오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것을 함부로 줄이는 것은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흔히 기침약 가래약 콧물약이라는 약을 증상만 보고 임의로 사용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잘못하면 증상은 좋아져도 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약은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기침을 줄이는 것은 쉽습니다. 현대의학에서는 기침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약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종합감기약을 만 5세 이전에는 의사의 처방 없이 임의로 약국에서 사 먹지 못하게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감기 걸렸을 때 기침을 줄이고 편하게 해주는 수많은 민간요법들 역시 병을 줄이는 것인지 아니면 증상만 줄이는 것인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침은 병을 치료하는데 나쁜 편이 아니고 우리 편이란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이제 다시 한 번 물어 봅니다. 병을 치료해드릴까요? 아니면 기침을 치료해 드릴까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하정훈



이 글은 2010년9월에 작성한 글인데, 2012년 12월까지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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