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머리는 좋은데 공부 못하는 이유

김영훈 2010. 09. 20
조회수 8182 추천수 0



957929e647415829167747d18229b8be. » 한겨레 자료사진




똑똑하지만 오히려 산만하고 충동적인 아이들이 많아졌다. 똑똑하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지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능이 높다는 것은 아이의 신경 시스템이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것이지 집중력이 좋다거나 끈기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똑똑하다거나 지능이 높다는 것은 기본적인 반사신경에서부터 운동, 언어, 기억력, 사고력과 추론력에 이르기까지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감정조절, 동기, 끈기, 사회성에 대해 말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지능이 높다는 것으로 집중력이나 끈기를 판단할 수 없다.




똑똑할수록 산만하고 충동적인 이유는 지능이 높은 아이는 어떤 학습적인 혹은 문제 해결이 필요한 과제에 부딪치더라도 신속하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미리 대비하거나 과도하게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아이는 지능이 높은 아이라면 가볍게 처리할 일들이지만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성실하게 행동해야만 처리할 수 있다. 지능이 높은 아이들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지능이 학업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15-25%




학업 성적은 지능보다 공부습관이 더 좌우




지능이 학업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15-25% 정도라고 한다. 학업 성적은 지능보다는 공부 습관과 더 관련이 있다는 뜻이다. 누가 더 학습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느냐가 아이의 지능보다는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집중력이나 끈기가 있는 아이들은 학습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다. 따라서 학습 성과는 지능이 높은 아이보다는 집중력이 좋은 아이가 더 낫다.




아이의 두뇌는 환경과 접촉하면서 발달된다. 반면 요즘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뛰어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짐에 따라 놀이나 운동을 통해 얻는 자극도 없어지고 있다. 이 결과 두뇌도 정상적으로 발달되지 않고 있다. 운동을 하는 동안 두뇌는 새로운 신경들을 연결지으면서 행동을 조절하고,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게 하는 엔돌핀의 생성을 촉진한다. 그러나 학교와 학원만 오가거나 게임이나 텔레비전 보는 데에만 시간을 쏟아 붓는 생활습관은 우뇌와 좌뇌의 불균형한 성장을 불러오는 등 두뇌 성장을 지연시킨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주의집중과 언어 발달, 집중 지속 시간, 충동 억제, 논리적이고 순차적인 추리를 담당하는 이마엽 부분의 뇌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것이 밝혀졌다. 그 반면에 시각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영역인 뒤통수엽 부분에서는 활발한 뇌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발견했다. 이것은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시각적인 파악은 우수하지만 자기통제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한때 우리 사회는 말하기와 글쓰기 전통이 지배하던 사회였다. 사람들은 사랑방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 읽기와 쓰기, 강연을 통해서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아이들은 거의 태어날 때부터 눈으로 보면서 배운다. 부모는 침대에 누워있는 아기들에게 흑백의 도형그림을 보여주면서 자극한다. 때때로 아이들은 TV 앞에서 몇 시간을 보낸다. 광고도 대사는 점점 더 줄어드는 반면 시각적으로는 더욱 화려해해지고 있다. 사람들도 인쇄물 보다는 TV나 컴퓨터에서 정보를 얻는다. 이에 질세라 신문들도 더욱 시각적인 되어가고 있다.




현대문화가 ‘단기 집중’ 아이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TV, 비디오, 멀티미디어 컴퓨터 프로그램, 컴퓨터 게임 등 오늘의 고속 미디어가 아이에게 초고속 이미지와 정보의 홍수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아이는 빠른 속도로 제공되는 다량의 정보를 이해하려는 단기집중 전략을 발달시킨다. 아이는 지나치게 많은 자극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에만 너무 오래 집중하면 다른 것을 놓치게 될까봐 두려워한다.




최근에 집중력이 부족하고 산만한 모습을 보이는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 아이들이 많아졌다. 이것은 분명 시각적 자극에 지나치게 노출되고 있는 환경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영유아 시기부터 ADHD가 의심되는 아이를 조기에 발견하여 시각적 자극에 너무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첫 돌이 지나 걷기 시작하고 두 돌이 되어 뛰는 것도 가능해지면 아이들은 부지런해진다. 듣고 보는 것이 모두 신기하기 때문에 온 세상을 돌아다니고 싶어 한다. 아이는 이렇게 천방지축으로 다니면서 점점 재미있는 것, 신기한 것을 찾아내고 거기에 열중하게 된다. 장난감, 동화책, 텔레비전이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그 외의 일상 도구도 흥미를 끈다. 5-6세가 되면 아이는 제법 한참동안 앉아 한 가지 일에 몰두하게 되는데 이 때 웬만한 일이 주위에서 발생해도 금방 자리에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들 중에는 5-6세가 되어도 한 가지 일에 몰두하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아이가 있다. 아무리 흥미 있어 하는 그림책도 1, 2 분 이상 들여다보지 못하고 옆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일어나 쫒아간다. 텔레비전을 재미있게 보다가도 문소리에 쫒아나간다. 관심이 있어서 시작한 대부분의 일을 끝내지 못한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주의력을 집중하지 못한다. 오히려 사소한 외부의 소리나 자극에 더 민감하다.




이렇게 지나치게 많이 움직이고 소란하여 주의집중을 못하는 아이가 지속적인 주의력결핍이나 과잉행동으로 인하여 학교생활이나 가정생활에 지장을 줄 때 ADHD를 의심하게 되는데 과잉행동, 주의산만, 충동성 등이 ADHD의 3가지 특징적인 증상이다.




1) 과잉행동: ADHD 아이들은 움직임이 많다. 대부분은 안절부절 못한다. 움직임으로 알 수 있는데 언제나 손, 연필, 발 등을 계속 움직인다.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 어설프고 차분히 앉아있지 못한다.




2) 주의력 결핍: 아이는 주위환경에서 오는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모든 소리에 관심을 기울인다. 방에서의 목소리나 전화벨 소리 등의 적절치 못한 소리에 반응한다. 책이나 그림과 같은 적절한 것에 관심을 기울이기 보다는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




3) 충동성: 아이는 행동하거나 말하기 전에 생각하지 않으며 자신의 행동으로 인하여 초래될 다른 사람의 충격을 고려하지 않는다. 따라서 판단 부정확하고 충동적이고 즉흥적으로 행동한다.




/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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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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