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빨기’, 불안을 빼주세요

2010. 09.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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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의 행복비타민]



소아정신과 의사가 듣는 가장 흔한 질문 중 하나가 손가락 빨기에 대한 것이다. 사실 만 4살 정도의 아이가 손가락을 빠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된다. 엄마는 지저분해 보여서 싫겠지만 이 나이 때에 손가락 빨기는 중요한 놀이 중 하나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없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들은 원래 지저분한 것을 입에 자주 넣는데 그렇다고 엄마의 걱정처럼 큰 병에 걸리지 않는다. 걱정하는 부모도 어릴 때는 지저분한 것을 입에 넣으면서 자랐을 것이다. 오히려 지나치게 깔끔하기를 원하는 부모가 아이의 발달과정을 왜곡할 수 있다.



아이들이 손가락을 빠는 것은 스스로를 달래는 행동인 경우가 가장 많다. 어릴 때 울면 엄마가 젖꼭지를 물려 달래줬듯이 젖꼭지를 더 이상 물 수 없는 나이에는 손가락을 빨면서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는 것이다. 만 4살까지는 내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불안감을 다루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손가락 빨기 등의 행동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 나이의 아이들에게는 이따금 엄마가 그런 행동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해서 습관으로 굳어지지 않도록 하면 된다.



만 5살이 지나서도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아이의 불안과 긴장이 높은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손가락 빨기를 멈추도록 하려면 아이가 불안해하는 이유를 찾아서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만약 불안의 원인은 다루지 않고 손가락만 못 빨게 하면, 아이는 다른 방법으로 불안을 달랜다. 입술을 깨물거나 머리를 비비 꼬거나 성기를 만지는 등의 행동이 그 예다.



우선 엄마의 잔소리가 지나치게 많지 않은지, 아이의 수준에 맞지 않는 요구를 계속하는 것은 아닌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다른 아이들도 똑같은데 뭐가 힘드냐고? 이것이 함정이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다른 아이들은 하는 것도 우리 아이는 힘들어할 수 있다. 반대로 우리 아이가 쉽게 하는 것을 다른 아이는 힘들어할 수 있다.



다음으로 욕구 불만에 의한 긴장이 누적돼 손가락 빨기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놀이 욕구가 높은 아이인데도 놀이가 부족하면 자신의 욕구 불만을 의미 없는 버릇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신체활동을 충분히 하고 싶은데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 다른 사람과 놀고 싶은데 친구 관계가 잘 안 되는 경우 손가락 빠는 행동이 종종 나타닌다. 이런 경우는 놀이 욕구에 충분히 맞춰줘야 문제가 해결된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불안할 일은 없지만 기질적으로 불안이 높은 아이들도 있다. 이 경우에는 아이의 불안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육아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아이의 감정을 좀더 세심하게 맞춰주고 신체적으로 충분히 활동하도록 해주는 것이 불안감을 다루는 육아의 핵심이다. 지나친 경쟁이 조장되지 않도록 하고 자극이 크거나 피로감이 심한 놀이도 피하는 것이 좋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서울신경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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