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함부로 줄여서는 안됩니다
기침은 우리 몸에는 좋은 것
종합감기약 함부로 먹여선 안돼
“기침을 안 줄이다니요?”
기침을 함부로 줄여서는 안 된다는 의사의 말에 아주 이상하다며 반문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기침이 몸에 좋은 것이라는 의사의 설명에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그럼, 병원에 뭐 하러 오나요?”라고 되묻는 분도 있습니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빨리 빨리 병이 있다고 합니다. 기침은 의사가 고칠 수 없는 고질병 중의 하나인데 병원에 와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환자들은 약 한 봉지 먹으면 기침이 줄어야 하고 설사는 멎어야 하고 열도 뚝 떨어져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것도 모자라 아침저녁으로 주사를 놔달라고 주문하는 분도 있습니다.
감기에 걸리면 기침을 합니다. 기관지염이나 폐렴에 걸리면 기침을 더 심하게 합니다. 병이 심할수록 기침을 심하게 하니 기침이란 몸에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기침은 우리 몸에 좋은 것으로 우리 편인 셈입니다. 기침은 우리 몸의 호흡기에 나쁜 것이 들어왔을 때 그것을 내보내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흔히 감기를 치료해야지 기침을 치료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의사들도 의사가 되기까지 귀가 따갑도록 듣는 이야기입니다. 의사들은 기침을 우리 몸의 파수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혹자는 기침을 집을 지키는 개에 비교하기도 합니다. 기침은 우리 몸에 좋은 우리 편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두십시오.
감기가 심할 때 누구나 한번을 기침을 줄이는 비법 아닌 비법들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침을 줄이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기침을 줄이면 나쁜 것을 내보낼 수 없게 되어서 나중에 합병증이 더 잘 생길 위험도 있습니다.
기침을 한다고 아이들에게 기침을 줄여주는 종합 감기약을 함부로 먹여서는 안 됩니다. 이런 약들은 기침을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기침을 일으키는 병을 치료하는 효과는 없고 오히려 합병증을 증가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침이 심한 병을 치료하다가 보면 초기에는 기침을 더 심하게 하는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이들에게 기침을 참으란 소리를 하는 엄마도 있는데 기침을 참으면 나쁜 것을 내보낼 수 없어서 병의 치료가 더 느려지게 될 수 있으므로 기침은 참게 해서는 안 됩니다.
기침이 나쁜 것이 아니고 기침을 하게 하는 병이 나쁘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하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