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아이 원하면, TV 대신 대화를!

2010. 0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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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입으로 조잘거리는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을 느낀다. 이런 아이 모습은 부모의 본능을 자극해 아이에게 웃어주고 말을 붙이게 한다. 그래서 또래 아이들에 비해 언어 발달이 느리다면 부모들은 크게 걱정할 수밖에 없다.



언어 발달이 늦다는 것은 말을 잘 못알아듣거나 못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람은 언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상상 속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물건을 사물 그대로의 모습으로 기억하는 것보다는 언어를 통해 기억할 때 사람의 두뇌는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언어가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은 두뇌 활동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자신의 욕구를 전달하는 것이 어려워지며, 아이는 반복적인 좌절을 겪게 돼 성격 형성에도 나쁜 영향을 받게 된다.



만 세살을 기준으로 언어 발달이 느린 아이를 관찰한 연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해 준다. 세살쯤에 언어 발달이 느린 아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학령기가 돼도 언어에 약점이나 어려움을 갖고 있으며 학업 성적도 뒤졌다. 이는 아이가 말을 못하더라도 늦게 말이 터지는 아이도 있다면서 두고 보자는 통념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이 때문에 지금은 세살보다 훨씬 어린 나이부터 언어 발달이 느린 아이들을 선별해 적절한 자극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영국의 언어학자인 워드 박사는 태어난 지 열 달 된 아이들 가운데 언어 발달이 늦어 보이는 아이 140명을 뽑아 두 집단으로 나눴다. 한 집단은 나름의 언어발달 자극을 줬고, 다른 집단에는 특별한 자극을 주지 않았다. 아이들이 만 세살이 됐을 때 자극을 받은 집단에서는 15%에서, 자극을 받지 않은 집단에서는 85%가 언어 발달에 이상을 보였다. 두 집단의 언어 발달 차이는 4년 뒤까지 유지됐으며, 지능지수, 학업 성취도, 집중력 등 모든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워드 박사의 자극법은 하루 30분 정도 엄마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었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약간의 언어 발달 지연에는 가정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다. 이를 위한 원칙은 가정에 말이 더 많아지는 것이다.



아이가 조용하면 키우기 쉬운 아이이며 별 문제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아이가 말을 가지고 놀고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의 말도 많아져야 한다. 아이에게 말을 강요하기보다 말을 많이 해 줘야 한다. 물론 그 말들은 아이가 듣기에 유쾌한 분위기여야 효과가 있다. 말이란 즐겁고 좋은 것이라고 느끼는 것이 아이의 언어 발달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한편, 비디오나 텔레비전, 테이프 등은 되도록 삼가야 한다. 이것들은 언어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말소리’를 익히는 데도 방해가 된다. 언어는 단순한 소리가 아닌 시각적인 요소를 가진 상호작용이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으로는 입 모양을 보면서 말을 듣지 못한다. 부모 역시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때는 마주 보면서 이야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멀리서 소리만 지르는 것은 소음일 뿐 적절한 자극은 아니다.



아이가 말이든 다른 방법이든 의사소통을 시도하면 이를 격려하자. 답답하더라도 끝까지 듣고 끼어들지 말자. 아이가 말을 해서 기쁘다는 표현을 해 주자. 바라보고, 웃고, 이야기하자. 이것이 똑똑한 아이를 만드는 가장 쉽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행복한아이연구소장(소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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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언어, 발달, 자극,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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