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걸린 아기 목욕 시켜도 되나요?
감기 걸렸다고 목욕을 시키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다만 목욕을 어떻게 시키느냐가 중요합니다. 가볍게 더러운 것을 씻어주는 정도라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감기 걸렸을 때 실제로 목욕을 시켜보면 감기가 더 심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목욕을 시켜도 상관이 없다? 목욕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한번 생각해 봅시다.
목욕은 대개 따뜻한 물로 하는데 목욕이 끝나면 아무래도 썰렁한 기분이 드는 것은 목욕할 때의 온도보다 방안의 온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목욕한 뒤에 체온을 잃기 쉽고 체온을 잃으면 감기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목욕을 할 때 때 빼고 광 내고 하면 아이가 힘들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체력이 손실될 수 있고 감기를 이기기 더 힘들어 집니다.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이제 감기 걸렸을 때 목욕시키는 방법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아이가 체온을 잃지 않게 하려면 목욕할 때 춥지 않게 하고 목욕 뒤 바로 물기를 닦아줘야 합니다. 곧바로 옷을 입히고 적당히 놀아줌으로서 아기의 몸을 데워주면 됩니다. 왔다갔다 하는 동안 찬바람을 쐴 수 있는 대중 목욕탕을 가는 것보다는 집에서 목욕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더러움을 없애줄 정도의 가벼운 샤워 정도라면 감기 걸렸을 때도 상관은 없습니다. 특히 열이 심하게 나서 해열제를 사용해도 열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주게 되는데, 이때 슬쩍 목욕을 같이 시키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며칠 만에 가볍게 샤워만 했는데도 감기가 심해졌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감기란 치료하는 도중에도 병의 경과상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목욕하고 심해졌기 때문에 목욕이 감기의 원인으로 누명을 쓰게 되는 것입니다.
감기가 심하지만 않다면 가벼운 샤워 정도는 상관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감기에 걸린 아이를 매일 목욕시켜서는 곤란합니다. 어린 아기들의 경우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도 일주일에 두번 내지 세번 정도만 목욕을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기저귀를 차는 아이들의 경우는 매일 엉덩이를 물로 닦아줘야 합니다. 하지만 감기가 심한 경우라면 좀 달라집니다. 냄새 좀 나면 어떻습니까? 저의 아이들도 감기가 심하면 며칠씩 목욕을 시키지 않습니다.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하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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