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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초등 입학, 차근차근 생활습관부터

양선아 2014. 09. 24
조회수 9182 추천수 0
00514121101_20140924.JPG » 경기도 고양시 한 초등학교 급식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베이비트리] 베테랑 초등 교사들의 조언 

어린이집·유치원을 거쳐 아이들의 본격적인 사회생활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둔 부모들은 마냥 어리게만 보이는 자녀가 과연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아이의 미래 초등교육이 전부다>의 지은이인 박용재 광주 수문초등학교 교사(15년차), 최근 <초등 1학년, 수학과 친해지면 모든 공부가 쉬워진다>를 펴낸 송재환 서울 동산초등학교 교사(20년차)와 함께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이들에게 부모들이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을지 짚어본다.

배변 훈련·정리정돈 등 익히면 
학교생활 순조롭게 적응 가능 
그림책 읽어줘 한글에 흥미 유도 
산수는 놀이와 체험 곁들여 접근
영어는 동요와 동화책으로 노출

국·영·수 학습보다 더 중요한 건 생활습관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부모들의 걱정은 주로 학습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두 베테랑 교사는 “학습적인 측면보다 학교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른 생활습관”이라고 강조했다. 송 교사는 배변 훈련조차 제대로 안 된 상태로 입학한 아이들을 만날 때 당황스럽다. 수업 시간 중에 똥·오줌을 싸는 아이,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다녀오지 않고 수업 종 치자마자 화장실에 가겠다고 하는 아이들이 더러 있다. 초등학교 1학년 교사들 사이에서는 “물티슈와 기저귀가 1학년 선생님의 필수품”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조차 나온다.

습관은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 부모들이 지금부터 올바른 생활습관을 익힐 수 있도록 아이를 도와야 하는 이유다. 배변 훈련과 함께 △인사 잘하기 △자기 물건 스스로 정리정돈하기 △음식 골고루 먹기를 잘할 수 있도록 꾸준히 교육시키자. 교과서나 준비물 등 자기 물건을 스스로 챙겨서 정리할 줄 알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만나면 밝게 인사하고, 반찬 투정하지 않고 음식을 골고루 맛있게 먹는 아이들이 학교생활도 비교적 순조롭게 적응한다. 그런데 이러한 기본적인 습관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은 아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어린이집이나 보육기관에서도 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인지 교육을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생활습관이나 인성 교육에 대해 소홀해지는 경향 탓도 있다. 박 교사는 “아이들이 바른 생활습관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강요나 억압이 아닌 부모 스스로 친절하게 알려주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아이가 스스로 잘하게 되고, 아이가 잘할 때 부모가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칭찬과 격려를 해주는 것이 좋다.

한글은 단어 정도 읽을 줄 알아야

00514121001_20140924.JPG » 동화책을 실감나게 읽어주는 엄마와 그 이야기의 바다에 푹 빠진 아이들의 모습이다. 초등학교 시절 책을 읽는 기쁨을 아는 아이로 클 수 있도록 도와주자. coolsayo 한겨레 사진마을 열린사진가

요즘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의 90%는 한글을 떼고 입학한다. 최소 단어 정도는 읽고 쓸 줄 알고 입학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한글을 읽고 쓸 줄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한글을 다 못 뗀 아이라도 한 학기 정도 지나면 금방 익힌다. 아이를 믿어주고, 아이가 재밌어하는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자. 박 교사는 “부모와 아이가 밀착된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마음과 정서를 표현하면서 듣고 말하는 기회를 충분히 가진 뒤 그림책을 재밌게 읽어주면, 아이 스스로 글을 읽고 싶어하고 글자에 관심을 갖는 시기가 온다”고 말했다. 받아쓰기 시험 걱정을 많이 하는데, 미리 문제를 알려주고 집에서 연습한 뒤에 시험을 보기 때문에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책을 읽는 기쁨을 알고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학교생활과 학습적 측면에서 금상첨화다. 아이 스스로 책을 읽으면 무한한 정보를 스스로 확장해 나갈 수 있고 언어 능력도 높아진다. 또 40분의 수업 시간 동안 교사가 아이들에게 활동 시간을 줄 때 일찍 활동을 마무리한 아이들에게는 “책 읽으세요”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읽기 독립이 안 된 아이들은 그 시간에 딴짓을 하거나 돌아다니거나 다른 친구들을 방해한다. 결국 그 아이는 수업의 방해자가 될 수 있다. 읽기 독립은 글자를 꼭 알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글을 몰라도 스스로 책을 보려 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있다. 송 교사는 “책을 보는 즐거움을 아이가 알 수 있도록 부모가 유아기부터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나친 선행 안좋아…단순 계산 삼가야

00514249901_20140924.JPG » 광주광역시 수문초등학교 1학년 교실의 풍경. 1학년 교육의 목표는 학교 적응과 바람직한 생활습관 형성에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학습 관련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박용재 교사 제공

초등학교 1학년 교육과정은 비교적 쉽다. 유치원 교육과정과 상당 부분 겹친다. 박 교사는 “1학년 교육의 목표는 학교 적응과 바람직한 생활습관에 있다”며 “지나친 선행학습은 아이들이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고, 다른 아이들과 교사의 학습까지 방해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학과 관련해서는 어떤 아이는 세 자릿수 덧셈·뺄셈까지 하고 오기도 한다. 그러나 단순 연산을 반복적으로 학습한 아이일수록 수업에 대한 집중도 약하고 수학에 대한 흥미도 잃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송 교사는 문제집만 반복해서 풀고 온 아이일수록,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을 재미없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유아기에 수학은 철저하게 놀이와 체험을 곁들여 접근하는 것이 좋다. 10-□=2와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풀게 하기보다, 아이와 콩이나 막대과자를 가지고 “10개에서 몇 개를 빼면 두 개가 될까?” 하고 물어보면서 노는 것이 훨씬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길이다. 수학에 관한 이러한 흥미를 늘리려면 수학 동화를 읽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영어도 지나치게 걱정하지 말고 꾸준히 영어에 노출시킨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좋다. 일상생활 속에서 영어를 꾸준히 접할 수 있도록 영어 동요를 함께 듣거나 재밌는 영어 동화책을 함께 읽으면 된다. 꾸준히 영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과 적절한 방법을 제공해주면 된다. 초등학교에서 들어오기 이전부터 시계 읽기, 줄넘기, 미술 등을 미리 익히기 위해 사교육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불필요하다. 학교에 입학해서 시계 읽는 법 하나씩 하나씩 배우고 여러 활동을 즐겁게 하면 된다. 부모의 조급한 마음이 아이에게 스트레스만 주고, 학교 다니는 것을 두렵게 만든다는 점을 잊지 말자.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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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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