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친정엄마에게 아이를 키워달라고 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친정엄마도 엄마의 생활이 있는 거니까.
그래서 우리 부부는 우리가 역할을 분담해 알아서 키우기로 결정을 했다.
현실적으로 아내인 내가 지금의 직장을 유지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판단에, 남편이 아이를 맡아 키우기로 결정을 했다.
그렇다. 우리는 전국에 얼마 안된다는, 그러나 계속 그 비율이 높아진다는 ‘아빠가 육아를 담당하는 가정’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저런 일도 있고 즐거운 일도 많다.
하지만, 엄마로서 오로지 아이가 내 것이 아니라는 슬픈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
20개월 준규.
한참 소유에 대한 개념을 익히고 있다.
각종 물건에 대해 “준규 꺼, 아빠 꺼, 엄마 꺼...”를 연발하면서 다닌다.
준규와 아빠, 엄마의 대화를 보자.
엄마: 준규 누구 꺼?
준규: 아빠 꺼!!
엄마: 아이~~~ 준규는 엄마 꺼야!
준규: (짜증 섞인 목소리로 ) 히잉~~~~~ →요건 아니라는 표현이다.
아빠: 준규는 엄마 꺼야.
준규: 아빠 꺼!
아빠: 그래 준규는 아빠 꺼!
준규: (환하게 웃는다)
이런 대화를 듣는 내 기분 정말 나쁘다.
질문을 바꿔서 물어본다.
엄마: 준규는 누구 아들?
준규: “아빠 아들!”
역시나 의미는 똑같다. ㅠㅠ. 쩝!!!
엄마인 내가 더 노력해야겠지?
매일매일 보는 아빠니까. 같이 밥 먹고, 낮잠 자고, 놀아주는 아빠니까.
나는 말만 엄마지 퇴근 후 저녁에 잠깐 준규와 놀고는 잠을 자고 다시 출근을 하니까.
그래서 오늘도 다짐해 본다.
“준규야! 엄마가 더 잘 할께.”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