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음식디미방'에 나온 가지찜

요리 조회수 16733 추천수 0 2010.07.20 17:34:00

낡은 책장을 정리하다가 오래전 감춰두었던 만원짜리 몇 장을 발견하면 마치 복권에 당첨된 듯 기쁜 마음이 든다. 조선시대에 쓰인 <음식디미방>(1672년)을 펼쳐볼 때의 느낌도 그런 것과 비슷하다.

 

<음식디미방>은 경북 영양에서 살았던 장계향(1598~1680)이 쓴 최초의 한글 조리서이다. 총 146가지 조리법이 등장하는데, 최근 건강요리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많은 요리연구가들이 다시 이 책을 찾고 있다. 조상들의 밥상에 올라갔던 전통 건강요리들과 그 요리들의 조리법이 자세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책 속의 음식은 중요한 손님이 왔을 때나 집안의 큰 행사, 보양을 위해 만들었던 음식을 빼고는 대부분 저칼로리 건강식이다.

 

살짝 살펴보자. 간은 된장이나 간장으로만 하고 대부분 찌는 방법을 사용했다. 국수는 밀가루가 아니라 메밀가루와 녹두가루로 만들었다. 마늘보다는 생강을 많이 사용했다. 생강은 살균효과가 탁월하고 칼로리가 매우 적다. 조리법도 과학적이다. 다식은 기왓장 두 장과 모래를 이용해서 만드는데 마치 오늘날 오븐과 비슷하다.

 

책 중간에 ‘가지찜’이 있다. 가지는 지금이 한창 제철이다. 칼로리가 낮고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 가지의 색은 안토시안계의 나스닌(nasnin, 자주색)과 히아신(hyacin, 적갈색)이 주성분이다. 이 색소는 혈관 속의 노폐물을 잘 배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짙은 색 때문에 ‘블랙 푸드’로 분류된다.  검은색을 띄는 식재료의 장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노화방지에 효과적이고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다. 90%가 수분이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예부터 가지는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아들 낳는 꿈의 단골 소재였다. 정월에 가지 꿈을 꾸면 출세한다고도 믿었다. 가지는 조리를 하지 않고 구워 먹기만 해도 맛있다. 서양에서는 구운 가지를 꿀에 살짝 찍어서 먹는 요리도 있다. 장계향의 300년 전 요리법을 따라 건강한 가지요리를 만들어 보자.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음식디미방> 가지찜



c514bd92ba6e7b396bbe6dad29cc9937.재료



가지 4개, 된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파 1개, 밀가루 약간, 후추, 전초 약간

 

만드는 법

1. 가지는 꼭지를 잘라내지 않고 네 쪽으로 쪼개서 물에 담가 매운맛을 없앤다.

2. 된장을 망에 걸러낸 후 참기름, 밀가루, 다진 파를 넣어 섞는다. 후추, 전초를 넣는다.

3. 사발에 담아 솥에 넣고 중탕한다.

4. 흐물흐물해질 정도로 찐다. 오이도 이렇게 찐다.

 

박미향 기자

참고자료=<음식디미방>(영양군 펴냄), <다시 보고 배우는 음식디미방>(사단법인 궁중음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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