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사진 자료 ::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
소래야~
밝은소에 올래....이모가 지어준 너의 이름.
어느날 이모가 꿈을 꿨는데 꿈속에서 너의 존재와 이름을 지었다며 이야기 해주었어.
그래서 엄마와 아빠 그리고 식구들 모두 무조건 너의 이름과 태명은 소래다! 라고
외쳤지! 밝은미래! 그것은 너의 이름이고 우리의 미래였어. ^^
이모는 꿈속에서 여자였다고 했고, 엄마는 왠지 네가 남자아이같다고 생각했어.
사실 그런건 중요하지 않았지. 그저 너의 존재, 네가 우리에게 왔다는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지. 그래, 이모든것은 과거형이 되었구나....
엄마가, 가족들이 놓쳤던것...가장 중요했던....네가 우리에게 기적처럼 왔다는것....
엄마는 그것이 가장 마음이 아프고, 네게 너무나 미안하구나....
7주반....엄마와 함께 했던 너무 짧았던 그시간....
아니 네가 떠났다는 사실도 엄마는 열흘이나 늦게 알고 말았어....
이리저리 게으름을 피우다 병원에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던 그날, 저 깊은 자궁속에 작게 웅크리고 있던 너.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엄마는....엄마는....아득하게 무너졌어.
왠지 불안했던 병원가기 전날, 너를 갖고 처음 육아서적을 뒤적이다 계류유산이라는 글이 왜 그렇게눈에 띄었던 걸까? 불안했어.
그러나 이미 너는 열흘전에 떠나있었구나...
엄마는 네가 떠난 줄도 모르고 밥을 먹고, 웃고 그랬구나...
네가 가고서야...엄마의 잘못들이 후회들이 몰려온다.
둘째라는 이유로, 당연하게 너의 존재를 받아들인 엄마가 후회스럽다.
생명이란 첫째도 둘째도 없는것을...엄마가 어느샌가 놓쳐버리고 너를 만났구나.
아마 너는 알았나 보다.
아직은 너의 자리가 마련되지 않았다는것을.....
뛰지 않는 심장소리를 찾으며 기도하고 기도했어....엄마의 잘못을 빌며....
엄마의 소리가 들렸길 바랜다. 너무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을...
엄마는 이제 이 후회가 밝은미래와 연결되길 기도해.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엄마는 꿋꿋하게 기다릴려고!
기적같은 생명을, 온전하게 맞이 하기위해! 열심히 살아가려고 해!
때늦은 후회와 미안함을 담아 네게 보낸다.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분명히 엄마는 너를 사랑했단다. 가족들은 너를 기다렸고, 모두가 사랑했단다.
소래야! 네가 외롭지 않았으면 한다. 쓸쓸하지 않았으면 한다. 엄마의 사랑을 잊지말고 떠났으면 해. 밝은 미래를 함께 하지 못했지만, 엄마에게 네가 왔었다는 걸, 엄마와 아빠는 잊지 않을거야.
이제 엄마는 그만 미안해 할거야.
이제 앞으로 나아가려고. 기적같은 날을 기다리며 튼튼하게 엄마를 세우려고 해.
네가 준 선물을 감사하게 여기며 살고자 해.
소래야 아주 많이 고맙구나. 네가 내곁에 있었다는 기적이 고맙다.
우리 다시만나자구나. 응? 웃으면서 보자.
그때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