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캠핑이 열어준 육감, 자연이 아이 속으로

손장군 2014. 06. 23
조회수 11062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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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벌레와 산새 소리에 눈을 뜨고
   첫서리의 찬기운에 침낭 속으로 파고 들며
   설 익은 밥을 먹으면서도 헤헤 거리는 아이들. 
   
   바람과 볕의 냄새를 사랑할 줄 아는 아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구불구불한 여행조차 즐길 수 있을테지요.
   베이비트리는 ‘아이는 자연에서, 놀이에서 모든 것을 배운다’고 믿으면서 두 아이와 함께 
   지금껏 여행을 다니는 캠핑 전문가 손장군님의 글을 연재 합니다. 
   연재하는 글은 손장군, 김정은님이 함께 쓰신 <아빠, 캠핑가요!>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01  캠핑은 자연의 선물이다

02   아이와 함께 캠핑 시작하기

03   우리 가족 캠핑장 고르기
04   아이와 함께 할 때 필요한 준비물
05   아이들이 좋아하는 베스트 캠핑장 

06   자연놀이 : 풀과 꽃으로 놀기
07   자연놀이 : 돌쌓기, 무전기놀이, 소꿉놀이
06   자연놀이 : 돋보기놀이, 망원경놀이
 
07   여럿이 놀이 : 야외극장
08   여럿이 놀이 : 볼링놀이, 병 맞히기
09   여럿이 놀이 : 돌에 얼굴 그리기

10   아빠 어릴적에 : 솔잎싸움
11   아빠 어릴적에 : 놀이 산가지놀이
12   아빠 어릴적에 : 비석치기, 사방치기





Cap 2014-06-19 11-32-37-191.jpg » 가평 푸름유원지오토캠핑장

아이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흡수한다

캠핑은 자연 속에 집을 짓고 밥을 해 먹고 쉬기도 하는 일상적인 의식주 생활을 하는 것과 동시에, 흙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땅의 정기를 받고 숲의 공기도 직접 느낄 수 있는 야외 활동이다. 일상생활이 삭막하게 집과 직장, 그 주변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얽매어 있었다면 그런 모든 공간이 어우러져 자유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캠핑하는 장소, 캠핑장인 것이다.

캠핑이 어른에게 낭만과 일상 탈출의 자유를 선물한다면 아이에게는 자연을 통째로 흡수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다. 요즘 아이들의 일상은 우리 세대와는 또 다름을 느낀다. 아이들 삶의 많은 부분이 어른들의 ‘일상적인 지루한 삶의 반복’을 답습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이런 아이들에게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하는 것이 바로 ‘캠핑’인 것이다.

놀이터인 동시에 학습장인 캠핑장에서는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놀고 열심히 공부한다. 캠핑 초기, 우리 집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손에 쥐여주지 않고 “놀아.”라고 했을 때 아이들의 첫마디는 “뭐 하고 놀아?”였다.

아무런 도움도 없이, 도구도 없이, 놀거리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의 ‘놀기’에는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아직 자연에 대한 마음이 열려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부모의 간섭이 아닌 안내자로서의 역할이 필요해 보였다.

 Cap 2014-06-19 11-33-24-454.jpg » 원주 치악산금대야영장

캠핑에 있어서 아이를 이끄는 안내자가 하는 일은 따뜻하게 손잡고 캠핑장 주위를 산책하며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많은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그냥 신기한 벌레도 보여주고, 개미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을 알려주고, 나무 계단 사이로 자리를 잡은 민들레도 보여주고, 뱀딸기나 오디를 따서 손에 놓아주면 된다. 모든 것이 신기한 것투성이임을 알게 될 때 스스로 찾아서 궁금증을 가지고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 집 아이들은 캠핑을 하기 이전에 숲을 보면 그냥 ‘나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숲 속의 참나무와 참나무 아래 떨어져 있는 도토리, 다람쥐를 떠올린다. 또 민들레 홀씨가 날아가고, 세찬 바람에 꽃들이 다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한다. 열심히 먹이를 나르는 개미와 벌들은 밤에 어디에서 자는지도 궁금해한다. 여름이 한철인 매미는 모두 죽었을까?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사고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인 것이다.

아이들이 가지는 자연에 대한 관심은 세밀한 관찰력으로 발전하고, 캠핑을 통해서 잘 다듬어지고 훈련된 관찰력은 점점 어려워지는 공부를 할 때도, 힘든 사회생활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오감을 열어주는 캠핑

TV나 컴퓨터 게임들에 가려져 있던 아이의 오감은 자연과 만날 때 드디어 열리게 된다. 컴퓨터 게임에서 듣는 자극적이고 날카로운 기계음보다 물소리, 새소리가 더 신기하게 들리고, 화려한 TV의 화면보다 땅에 기어 다니는 조그마한 벌레나 나무에 달려 있는 열매 하나가 더 신기하게 보이는 때가 바로 그때다.

텐트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 풀벌레 소리가 음악 소리보다 더 흥겹게 느껴지고, 숲 속 피톤치드 향기에 취할 줄도 아는 때가 바로 그때다. 그래서 굳이 부모가 어떤 설명을 하지 않아도 캠핑의 시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충분히 값진 경험을 갖게 된다.

 Cap 2014-06-19 11-34-36-390.jpg » 덕유산오토캠핑장

경기도 팔현캠프에서 캠핑하던 어느 겨울이었다. 신년을 맞이해서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도 있었고 눈싸움이나 실컷 하자며 떠난 캠핑이었다. 낮에는 눈이 오지 않아 혹시 밤사이에 눈이 오려나, 내일 아침이면 눈이 쌓일 것을 기대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밤은 어둡고, 또 고요했다. 숲의 정기만이 숨쉬는 밤. 이웃 캠퍼도 저기 아랫동네에 계신 터라 우리 텐트 주위는 매우 조용했다. 아이들을 먼저 재우려 침낭 속으로 들어가 작은아이를 꼭 껴안고 잠에 빠져들려는 순간 아이가 졸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밖에 눈이 오는 것 같아.”
“응? 글쎄, 눈이 오나?” 생각 없이 말대꾸만 해주었다. 눈이 오는지 내다보기에는 몹시 추웠다.
“응, 눈이 오는 소리가 들려.”
“에이…… 눈이 오는 소리가 어디 있어? 비처럼 소리 내서 오지 않는데?” 아이가 잠결에 그런 소리를 하나 생각했다.
“아냐, 아빠 잘 들어봐.” 숨소리도 죽이고, 행여나 눈도 깜빡이지 않고 귀를 기울였다. 잠시 침묵 뒤 나는 짧은 탄성을 냈다. 정말 눈이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별도 달도 잠든 고요한 밤. 텐트 위로 떨어지는 눈이 톡, 톡, 톡 아주 조그마한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그날 밤은 추워서 더 밝고 깨끗하게 느껴지는 밤하늘의 별보다 아이가 더 예쁘게 보였다 .
“나도 듣지 못하는 소리를 너는 듣는구나.”
아침에 텐트 문을 열고 나가면 당연히 아이들의 발자국이 눈 위에 처음으로 찍힌다. 도시에서 누군가에 의해 벌써 치워져 있을 발자국을 캠핑장에서는 제일 처음 남길 수 있다. 아이들의 기분이 어떨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표정만으로 알 수 있다.

자신이 남긴 발자국을 계속 뒤돌아본다. 자기를 따라오는 발자국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내 발자국이 이렇게 컸나?”
“그럼, 넌 아빠에게는 언제나 큰 아이란다.”


자연과 친해질 기회를 많이 만들자

새소리를 들으며 아침잠을 깬 적이 있나? 저녁에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한 적이 있나? 누가 이렇게 물어본다면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캠핑을 다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의 경우 야외에서 잠을 자는 것이 신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집에서처럼 조용하지 않으니 매우 낯설어하거나 불안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자연에게 말을 걸어보게 하자. “새들이 우리를 깨워주네.” “귀뚜라미가 잘 자래.” 아침을 깨우는 새소리는 아이에게 알람 소리와 같고, 저녁에 들리는 풀벌레 소리는 자장가와도 같다.

아이에게 자연 속 동물들과 친해질 기회를 제공하면 자연스럽게 낯선 환경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특히 살아 있는 동물들과의 교감을 통해 동물들이 무섭고 두려운 존재가 아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면 공포에서 벗어나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Cap 2014-06-19 11-35-58-972.jpg » 정선 졸드루야영장
 
자연환경이 좋은 캠핑장에 갔다면 아이의 손을 잡고 한번 둘러보자 .
“우리 친구들 찾으러 가자.”
찾기 쉬운 개미, 나비, 무당벌레, 매미, 메뚜기, 귀뚜라미도 반갑고, 하늘소, 도롱뇽, 반딧불이를 만나는 날은 매우 운이 좋은 날로 기억할 것이다. 자연을 이해하게 되면 사랑하는 마음이 의도하지 않아도 생겨나지 않을까. 

 Cap 2014-06-19 11-36-20-055.jpg » 평창 대관령양떼목장

근래에는 캠핑장 내에 여러 가지 동물들을 키워서 아이들이 먹이를 주거나 쓰다듬어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만약 그런 환경이 아니라면 캠핑장 주변을 나서보자. 여러 가지 생물들과 친해질 수 있는 박물관이나 전시관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떠나면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다.

집으로 돌아와 책이나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만났던 동물들의 생태에대해 읽어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그리고 캠핑장 주변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준비하는 다양한 축제나 체험 거리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이나 다른 매체에서 미리 검색하여 떠난다면 아이의 기억에 남는 풍요로운 캠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아이가 즐거운 가족 캠핑의 모든 것 <아빠, 캠핑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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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장군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자유로이 여행하는 캠핑 전문가. 2007년 4월 본격적인 캠퍼의 길에 올라 매주 가족과 함께 캠핑을 떠난다.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며 ‘아이는 놀이에서 모든 것을 배운다’는 것을 굳게 믿는 아빠. 지금껏 수백 차례의 캠핑과 여행을 하며 두 아이와 함께 했던 놀이와 추억을 모아서 <아빠, 캠핑가요!>로 엮었다. 현재 국내 유수의 IT 보안업체 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메일 : neojkson@naver.com      
홈페이지 : http://www.campingfam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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