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꿈

자유글 조회수 6481 추천수 0 2014.05.29 11:51:54




얼마전, 속닥속닥에 올라온 엄마의 꿈에 대한 글들을 읽었을 때,
<따뜻하고 아늑한 전시>라는 잡지 기사를 함께 보게 되었어요.
양희은,희정 자매가 손재주가 좋으신 친정 어머님을 위해 홈아트 전시회를 열어드린다는 이야기였는데, 칠순 잔치 대신 열어드린 개인전에 이어 이번이 벌써 팔순 기념으로 두 번째 전시회라더군요.

환갑이나 칠순 기념을 근사한 잔치나 여행이 아니라,
엄마를 위한 전시회로 열어드린다는 아이디어가 너무 신선하더군요.
세 자매의 어머니께선 어릴 적 딸들에게 바지를 기워줘도
한쪽 무릎엔 데이지꽃, 또 한 쪽 무릎엔 튤립 모양의 천을 덧대어 고쳐주실만큼 솜씨가
좋으셨다네요. 그 시절 어머니들이 대부분 그러셨듯 재능을 맘껏 발휘하거나 꿈을 이룰 기회조차
없이 자식과 가정을 위해 희생을 많이 하셨는데, 그런 삶의 시간 틈틈히 배우고 만들어 오신
퀼트, 가방, 포크아트, 가구, 생활용품, 유화 등의 작품들을 모아
<홈아트전>을 열어드린다는..


나의 엄마에게 잠재되어있는 감성을 펼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선물하는 딸들의 마음과

칠순, 팔순이 넘은 연세에도 섬세한 재능과 의욕을 보여주시는 어머니의 모습.

정말, 가족이란 이름이 갖는 힘과 소중함이 느껴지는 훈훈한 전시회 같아요.


5월 28일부터 2주간. 대학로 샘터갤러리에서

<엄마의 꿈>이란 주제로, 85세 윤순모 작가의 작품 50여 점이 전시된다고 합니다.

오랫만에 친정엄마 손잡고 데이트하면 좋을듯^^


엄마로 살면서 꼭 이런 재능이 없다 해도, 30여년 아이들을 키우는 시간 속에서 의미있는 무엇들을

골라 전시회를 열어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래 쓴 밥주걱,

아이들 도시락통,

아이들에게 어버이날 받은 그림이나 편지,

폭풍육아 시절 울면서 읽던 육아책,

손때묻은 포대기,

아이의 첫 밥그릇 ...

아무 것도 한 것 없이 끝난 것 같은 엄마의 삶이 굉장히 입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요.



이번주에 학교 단체여행을 다녀온 딸아이가 만들어 온 건데요.

강가에서 주운 작은 돌에 색을 칠해 만든 어미닭과 병아리 가족.

눈이 그려지지 않은 흰 색 작은 돌은 뭐냐니까, 걘 아직 알에서 깨어나지 못했다네요ㅎㅎ


이 귀여운 돌들도 잘 두었다가 환갑잔치에 전시해볼까^^ 하는 상상을 해 봅니다.

베이비트리에 올린 이 글도 첨부해서ㅋ.


무사히 여행에서 돌아온 아이가 풀어놓는 이야기보따리,

숲에서 보았다는 신기한 새와 곤충들 이야기, 친구들, 선생님들 이야기...

들어주느라 귀가 따가울 정도인데, 이런 이쁜 이야기들을

어이없는 사고로 평생 들을 수 없게 된 엄마들 생각하면 또 눈물이 납니다.

아이들의 꿈, 엄마들의 꿈

작고 소박하더라도 꿈과 희망을 키워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윤영희
배낭여행 중에 일본인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국제결혼, 지금은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도쿄 근교의 작은 주택에서 살고 있다. 서둘러 완성하는 삶보다 천천히, 제대로 즐기며 배우는 아날로그적인 삶과 육아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무료로 밥을 먹는 일본의 ‘어린이식당’ 활동가로 일하며 저서로는 <아날로그로 꽃피운 슬로육아><마을육아>(공저) 가 있다.
이메일 : lindgren707@hotmail.com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166425/c63/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2008 [자유글] 아이에게 잘 안되는 것조차 인정하라 - 서천석 imagefile [2] anna8078 2014-05-29 8150
2007 [살림] 5개월이 지났다 - 올해 안에 이루고 싶은 작은 꿈 imagefile [6] 일회용종이컵 2014-05-29 3772
» [자유글] 엄마의 꿈 imagefile [4] 윤영희 2014-05-29 6481
2005 [가족] 대인배 우리 아이 [3] 겸뎅쓰마미 2014-05-27 3550
2004 [자유글] 허황된 이력서의 꿈 imagefile [1] 베이비트리 2014-05-27 6669
2003 [책읽는부모] 당신을 '책 읽는 부모'로 초대합니다 imagefile [9] 베이비트리 2014-05-27 38134
2002 [자유글] 딸 결혼식날, 친정엄마 친구들이 보낸 화환이... imagefile [9] 양선아 2014-05-27 5746
2001 [나들이] [딸과 함께한 별이야기 8] 일곱번째 관측 – CCTV로 관측하기 imagefile i29i29 2014-05-27 8919
2000 [자유글] 아이 친구, 엄마 친구 [15] 분홍구름 2014-05-24 6362
1999 [자유글] 엄마의 꿈을 묻는 아이 [10] 겸뎅쓰마미 2014-05-23 4682
1998 [가족] [토토로네 미국집] 응원합니다. 당신의 멋진 삶을 imagefile [2] pororo0308 2014-05-23 4401
1997 [나들이] 취향따라 골라 걷는 부암동 산책 imagefile 베이비트리 2014-05-22 7054
1996 [자유글] 요즘 사는 이야기 imagefile [4] 윤영희 2014-05-22 4306
1995 [선배맘에게물어봐] 낮잠 잘 때 말이 많은 아이 [5] 숲을거닐다 2014-05-21 5780
1994 [자유글] 놀이의 가능성 - 포럼 imagefile [2] 일회용종이컵 2014-05-20 7029
1993 [가족] <육아웹툰 : 야옹선생의 육아CPR> 4화 내리사랑 imagefile [2] 야옹선생 2014-05-20 3713
1992 [책읽는부모] <무엇이 이나라..> 느리게 가는 아이들을 위하여 [6] 꿈꾸는식물 2014-05-19 3948
1991 [책읽는부모]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jujuclub79 2014-05-19 3769
1990 [책읽는부모]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_대한민국엄마의 회고록 후기 [1] yangnaudo 2014-05-18 5180
1989 [가족] 엄마와 아빠 [2] 꿈꾸는식물 2014-05-17 3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