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연말에 회사 일을 정리하고 전업주부로 돌아선지 어느덧 5개월째가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지지고 볶고, 세 끼 밥해먹이고 정신없던 연휴가 지나니 좀 정신이 드네요.
26개월 둘째가 말도 부쩍 늘고 해서, 3월부터 근처 가정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는데,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간식으로 찾던 젖도 잠자리에서 물던 젖도 끊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요가를 시작해서 체력을 기르고자 했는데 주3회 등록을 해 놓고, 주1회 겨우 참석하고 몸살이 나더군요. 마음 먹고 잘 해보자 싶으면 연휴가 찾아오고, 가족 여행의 유혹이 오고...
웬일인지 로그인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세월호 사건으로 마음이 참 무겁고, 무기력한 게...집에 차라리 TV가 없어 하나씩 확인하지 않는게 다행이다 싶은 날들도 있었습니다. 스마트 폰으로 기사만 읽어도 어처구니 없었고...울분이 차오르는데...뭔가를 해야겠는데,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날들이 지나갔네요.
다섯살, 여섯살 아이들도 배가 뒤집혀서 사람이 죽었데, 학생들이 죽었다던데...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지난 4월 말에 어린이집 일일 교사를 하러 들어갔다가 들었죠.
집에서 다섯살, 세살 아이들이 구조대 놀이를 하면서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사람이 물에 빠졌어요." 하는 말들이 예사로 들리지 않습니다.
어린이집 엄마들과 동네에서 지난 주 저녁에 촛불문화제가 있었지만, 비가 오고 아이들과 함께라서 참석하지는 못했습니다. 촛불 소식을 전하자, 옆에서 남편은 '촛불 들어서 뭐하겠나. 선거 까봐도 변화 없겠지.' 라고 합니다. 6년 전 함께 촛불을 들며 서로의 마음이 뜨거워졌던 추억이 문득 떠오르네요. 가만히 있기에는 너무나 안타까워서 오늘 저녁 저는 아이들과 촛불을 들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