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그저 공부 공부만, 가정의 '세월호'

권오진 2014. 05. 12
조회수 13016 추천수 0

 64.jpg대한민국이 멈췄다. 모든 가정이 상가집이 되었다. 476명을 태운 세월호는 지금도 진도 앞 바다속에 처박혀있으며 그동안 매일 잠수부들은 주검을 인양하고 있다. 정부는 총체적 부실에 대하여 대대적인 조사와 감사를 하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하겠다고 한다. 대통령은 가장 먼저 탈출한 선장에 대하여 살인자라고 말했다.

 

모든 대형 사고는 갑자기 발생하지 않는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과 같이 그 이전에 수차례 반복되는 징조와 징후를 보인다. 이것을 ‘하인리히 법칙’이라고 하는데 산업재해에서 1번의 중상자가 나기 전,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1:29:300법칙이라고도 부른다. 역사에는 가정법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그 사고에 대하여 사전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무고한 생명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그 가정법을 살펴서 반면교사로 삼아 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의 자녀양육에서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 위험성을 점검해본다.

   



-저녁에 안개가 끼어서 시계가 좋지 않아서 모든 배가 출항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세월호만 유독 출항을 했다. 출항 원칙을 지켰다면...

 

-배가 좌초 되자 선장은 구조를 팽개치고 가장 먼저 탈출했다. 선박직 12명도 함께 탈출했다. 뉴욕타임지는 "선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선장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타이타익호는 침몰시 20개의 구명정이 모두 작동했다. 세월호는 오직 1대만이 내렸다. 운항관리자의 구명장비 점검도 형식에 그치는 실정이란다. 20개가 모두 작동되었더라면...

 

-침몰시 안내방송이 없었다. 오히려 대기하란 말만 반복했다. 만일, 탈출하란는 안내방송만 제대로 했어도...

 

-18년된 중고선을 들여와서 개보수를 하며 톤수를 늘렸다. 이 과정에서 무게중심이 위로 올라갔기에 자연히 배의 안정성은 떨어졌다. 정상적인 보수를 했더라면...

 

-초기 대응 조치가 미흡했다. 진도VTS와 통화를 하면서 탈출결정을 떠넘기면서 황금시간을 잃었다. 만일, 그 30분을 제대로 했다면...

 

-3등 향해사가 배를 몰았다. 진도 앞바다는 울돌묵 다음으로 물길이 험한 맹골수도였다. 여기에 경력이 일천한 3등 향해사에 맡겼다. 만일 선장이 운전을 했다면...

 

-배에 이상이 있었다. 침수방지장치 등 불량이 있었던 5곳을 사고 30일전 적발하였고, 시정명령만 내린 채 확인하지 않았다. 또한 조타기가 보름 전 전원접속불량임을 알도도 출항했다. 고쳤다는 내용을 확인만 했더라도...

 

-과적화물로 복원력을 잃었다. 세월호 선장은 안전점검표에 차량 150대, 화물 657t을 실었다며 운항관리자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사고 이후 밝혀진 화물량은 차량 180대, 화물 1157t, 50t 트레일러 3대도 실려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세월호가 과적 상태에서 급선회를 하면서 복원력이 상실되었다

 

-컨테이너화물을 잘 묶었나? 통상 컨테이너화물은 단단하게 고정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는 급회전 시 전복의 원인이 되었다. 단단하게 잘만 묶어놨더라도..

 

-승무원들이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승무원들이 침몰하는 배에서 승객을 탈출시키기 위한 어떠한 구조 지침도 따르지 않았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더라면...


-해수부 마피아가 장악했다. 전현직 해양 공무원들의 커넥션 때문에 엄격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비판이다. 그들이 원칙만 제대로 지켰어도...



 

 65.jpg세월호와 같은 위험성은 가정에서도 상존하고 있다. 그 속으로 들어가보자. 많은 가정이 무너지며 해체되고 있다. 이혼하는 가정이 점점 늘고 있다. 이제는 아빠의 부재시대, 양육의 부재시대, 놀이의 부재시대를 맞았다. 아이들에게 꿈이 사라지고 있다. 그저 열심히 공부만 하라고 한다. 여기에는 사회적인 공부지상주의와 황금만능주의가 독버섯처럼 우리의 마음속에 자라고 있다. 그 결과 아이들의 인성 형성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사회성과 자존감의 형성 결여는 사회적인 안정감을 저해하며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

 

우리는 과연 왜 사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해보자. 누구나 행복하려고 산다. 결혼을 해서도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 또한 아이를 낳아서 더욱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가정이 점점 불안하고, 또한 무너지고 있다. 이는 개인적인 가치관의 문제보다 사회학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자녀양육의 현실을 점검해보고, 과연 초심과 현실 사이에 얼마나 괴리가 있는지 살펴보자.  아빠들은 결혼할 당시의 초심과 현재의 마음을 스스로 비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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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놀아줄 시간은 대략 10년이다. 하지만 정작 제대로 놀아줄 수 있는 시간은 5~6년에 불과하다. 이미 49의 법칙과 같이 4살이 되면 아빠가 아이를 떠나고, 9살이 되면 아이가 아빠를 떠난다. 그 결과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집안이 뒤집혀지는 사태가 왕왕 발생하며 중학생이 되면 대화가 없는 가정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중학생의 인성이 최악이다. 중학생이 되면 엄마는 더욱 공부지상주의를 맹신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더라도 오직 공부만 잘하기를 바란다. 그 결과 가족과의 대화는 단절되고, 아이는 꿈을 포기한 채 공부하는 기계로 전락한다.

 

-정년퇴직 후에 아빠들이 자녀에게 왕따를 당한다. 어린 시절, 놀아주지 않는 아빠에 대하여 아이의 마음속에는 분노가 남아있다. 하지만 아빠도 할 말이 있다. 그래도 아빠가 너희들 대학까지 모두 졸업시키지 않았냐고 항변한다. 아이는 분명 그 부분에 대하여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놀아주지 않았던 아빠를 용서할 수는 없다.

 

-황금지상주의가 판을 치는 잘못된 사회이다. 몇 년전 크리스마스 광고에서 ‘돈 많이 버세요’라는 멘트가 우리를 공감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한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라고 한다. 그래야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돈의 중요성에 대하여 귀가 닳도록 듣는다. 하지만 돈이 많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천민 자본주의이다. 우리는 누구나 근본적으로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 돈 역시 행복안의 부분집합에 불과하다. 진짜 돈을 많이 버는 것은 다양한 인성을 형성시켜주고 꿈을 꾸게 해주는 일이다.

 

-스마트폰 양육시대가 도래했다. 아이가 투정을 부리거나 울면 엄마는 스마트폰을 준다. 심지어 돌이 된 영아가 울 때, 아이가 좋아하는 앱을 열어준다. 점점 부모들이 양육과 훈육에 대하여 관심이 적다. 그 결과 아이의 인성형성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스마트폰과 아빠와는 대체재의 관계임을 망각한다. 아빠가 아이와 잘 놀아주면 창의성, 사회성, 자존감 등 16가지의 인성이 발달한다. 그러므로 스마트폰 양육이란 곧 인성교육의 포기를 의미한다.

 

-캥거루족의 증가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나와도 비자발적 실업자가 늘고 있다. 아이들이 성장한 후, 부모의 품에서 나가서 홀로서기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심지어 입사원서를 엄마가 아이에게 갖다 바치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놀고 먹어도 부모가 편안하게 먹여주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들은 부모의 노후 대책을 망치고 있다. 인성중에서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가르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의 예체능 교육이 부실하다. 요즘은 문화가 시대의 아이콘이다. 그리고 문화강성대국이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 문화의 기본은 음악과 미술과 체육이다. 한 세대 전이나 지금이나 입시에서 예체능은 늘 천덕꾸러기 신세다. 국영수를 위하여 양보하는 과목이 되었다. 한창 감성이 예민하고, 호기심이 많은 시절에는 미술이나 음악은 늘 마음의 양식이 되고, 미래의 꿈을 가질 수 있는 원천동력이다.

 

-골목길의 실종은 곧 자동 인성 형성 장치의 실종이 되었다. 한 세대 전에는 아빠가 놀아주지 않아도 누구나 좋은 아빠였던 시대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빠가 놀아주어도 좋은 아빠가 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마음이 골목길이라는 자동 놀이 환경을 퇴출시켰다. 그러므로 16가지의 인성발달의 원천 장소인 골목길이 사라졌다.

 

-어른이 없는 세상이 되었다. 아이들은 초등학생만 되어도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산다. 그리고 시시각각 벌어지는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한다. 이제 정보에 관하여 부모가 우월적 지위를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부모는 아이에게 하는 말은 그저 공부만 하라고 한다. 사람의 속성에는 청개구리가 들어있어서 심리적인 저항은 더욱 거세다. 그 결과 초등학생부터 부모와의 대화가 줄어들고, 중학생이 되면 대화가 단절된다. 일명 한지붕 세가족의 동거 형태로 바뀐다.



 

 66.jpg세월호 사건은 총체적 부실이라고 한다. 우리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도 살펴보면 허점이 많다. 그런데 이는 부모의 잘못보다 사회적인 안전망의 부실이 더욱 크다. 세상의 이치는 단순하다. 기본이 충실해야 한다. 또한 기본을 아는 것을 통하여 늘 실천되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다르지 않다. 부모의 초심이 중요하다. 다양한 인성을 갖춘 아이로 키우는 일, 아이가 꿈을 꾸게 하는 일,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려는 마음, 가족의 소중함을 아는 일과 같이 모든 것은 그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한 번 가정이 깨져버린다면 다시 복원하기도 어렵고, 또한 복원을 하더라고 살얼음판이기 쉽다. 이제 세월호에 대한 수치심과 자죄감이 승화하는 일은 우리의 자식을 잘 키우는 일이다. 그 중심에 바로 아빠들의 초심이 늘 마음속에 간직되어있어야 하고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위하여 태어났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글:권오진/아빠학교 교장

그림:권규리/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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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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