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다들 만끽하고 계시죠.  네덜란드도 봄이 6주정도 빨리 왔다고 그러네요.

울 집 앞마당에도 튤립꽃이  왕창 피었습니다.


쭉... 이중언어로 애 키우기에 대한 이야기 위주로 글을 써나가려고 했었는데,

제가 네덜란드 산다고 하니... 이 동네 육아환경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여기 방문하시는 분들 중 직장맘들이 많으신 것 같아... 이 동네 직장맘들은 어떤가..

주변 사람들을 좀 주의깊게 살펴봤어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연구자료도 좀 봤고요.


네덜란드 중앙 통계청 2012년 자료**에 의하면, 네덜란드에는,,,


평균, 전업주부 23%, 일하는 엄마 77%랍니다. 1980년대 초반만 해도 30%에 웃돌았던 수치가 2배 이상 증가한 셈이죠. 가족중심적이고 아직 기독교 전통이 강한 제가 사는 시골 마을은.... 평균 아이가 네명인것 같아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아이가 셋 이상인 집은 엄마가 전업주부인 경우가 50%정도라고 해요.


일하는 엄마들 중 풀타임(주 35시간 이상)은 불과 15%에 불과하고요, 52%의 엄마들은, 주 12시간 이하에서부터 34시간까지 파트타임 노동자로 일합니다.


네덜란드는 출산율도 유럽연합 7위, 한 가정당 1.75% 정도로 높은 편인데요.


네덜란드의 높은 노동시장 참여율과 출산율의 원인은 바로 발달된 아동양육과 근로를 양립할 수 있게 하는 제반 노동시간과 관련된 제도들이 그 배경에 있답니다.


네덜란드 엄마, 아빠들이 파트타임 노동자로 기꺼이 일할 수 있는 이유는, 1996년부터 근로시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Wet verbod op Onderscheid naar Arbeidsduur:WOA)이 시행되었는데,이는 파트타임과 상용근로자들 사이에 임금, 보너스, 부가급여, 훈련, 휴가 등과 관련하여 차별을 두지 못하게 하는 법입니다. 


이와 함께, 2000년도부터는 네덜란드의 모든 근로자들은 근로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법적권리(Wet Aanpassing Arbeidsduur: WAA)를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하여, 네덜란드는 파트타임 근로자의 비중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여 유럽 최고이고, 아동양육을 목적으로 파트타임을 선택하는 노동자들이 많다고 해요.


동네 친구들 육아사례.***


아나와 케이스 부부.


아나와 케이스는 만 5세, 만 3세 두 아이의 부모로, 아나는 사회복지 기관장의 비서직으로 일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12시간 일하고 있습니다. 목요일 하루는 종일근무로 8시간 일하고, 4시간은 자택근무를 한다고 합니다. 목요일 하루는 고등학교 역사교사로 일하고 있는 케이스가 아이를 돌봅니다.  이 부부가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부부 둘다 육아휴가를 파트타임으로 받아 사용하기 때문인데, 여름방학 후면 육아휴가를 다 쓰고, 둘 다 정상근무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둘째가 만 네살이 되어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기간에(네덜란드의 공교육은 만 네살에 시작되요. 만 4세가 되는 생일날부터 공식적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습니다.) 맞추어 육아휴가를 썼는데요, 여름 방학 후 부터, 아나는 주 2일 종일근무 16시간에, 자택근무 4시간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케이스는 주 5일 근무를 해야 하고요. 아나가 근무하는 주2일은 엄마가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조금 늦게 출근을 하고(학교는 8시 45분에 시작합니다.) 늦게 퇴근을 하는 대신, 아빠가 이틀 일찍 퇴근을 하고 학교가 끝나는 시간인 3시 30분까지 학교에 와서 아이들을 학교에서 데리고 오는 체제로 간다고

하는데, 케이스 직장에서 일주일에 이틀 수업을 일찍 빼달라고 신청한 상태라고 해요.


아나는 사실 12시간 일하는 지금도 많이 바쁘고 힘들어 해요.(요즘 계속 감기가 골골..)가을에 20시간 하면 얼마나 힘들까 싶어..진지하게 직장을 그만둘 것을 고려하고 있는데,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과, 재정적인 부담으로 인해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을 활용하는 마타와 존 부부.


마타와 존은 만 12세, 만 10세, 만 5세, 6개월의 네 아이의 부모로, 마타는 치과 간호사, 존은 자동차 기술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마타는 주 2일 16시간을 근무하고, 존은 주 4일 36시간인데 하루 9시간씩 근무하고 있습니다. 첫째, 둘째, 셋째는 이미 학교에 다니고 있고, 아직 아기인 막내는 하루는 보육시설에, 하루는 존과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해요. 첫째, 둘째, 셋째가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일주일에 하루는 존이 집에 있고, 다른 하루는 할머니가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온 시간부터 엄마가 퇴근하는 시간까지 한시간 반정도 돌봐준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허리가 좀 안좋으셔서 아이들을 하루종일 봐주실 수는 없는 상황이고요.    


친구의 도움, 코리와 폴 부부.

코리와 폴은 만 13세, 만 10세, 만 7세, 만 4세 네 아이의 부모로, 코리는 대학교 교수, 폴은 사회복지 기관 부장급 직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코리는 주 2일 근무하고, 폴은 주 4일을 근무하고 있으며 아이들은 둘이 함께 번갈아가며 돌보고 있습니다. 폴은 특별히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이 직장을 선택했으며, 직장을 바꿀 때에도 가장 우선적으로 보는 조건이 주 4일 근무가 가능한가..였습니다. 아이들이 더 어릴때는 교회친구 이본느가 주 1일 아이들을 돌보았었습니다.


위의 사례들을 비롯, 제가 보는 주변 동네 친구들은... 가능하면 부모가 함께 아이를 돌보며, 친구, 조부모님 등의 도움도 많이 받아요. 육아휴가를 최대한으로 활용하며,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도로 인해, 아동양육과 근로양육을 알맞게 맞출 수 있게 해줍니다.


이와 같은 많은 제도들이 형성되게 된 배경에는 더 이상 근로가 시간과 연관된 것이 아닌, 프로젝트 성과 중심으로 메겨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실제 얼마 동안 일하는가는 중요하지 않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그리고 좋은 결과를 내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아동양육과 기타 다른 사생활과 일을 양립시키는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없는 근로자들이 보다 효과적인 결과물을 낼 것이라는 믿음이 이런 제도 발달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물론 네덜란드 역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여성이 아직 양육의 책임을 보다 많이 지고 있다는
것 과, 보육시설, 특히 0~3세를 위한 보육시설이 부족하다는 점, (그리고 가격도 비싸요. 주 2일 종일반으로 보내는 경우 한달에 약 600유로; 90만원 가량이고, 연말에 부부 소득에 따라 세금 환급을 해 줍니다. ) 이와 같은 유연성이 적용될 수 있는 집단이 적다는 것과, 아직 파트타임 등이 이력에 마이너스의 영향을 미친다는 점 등의 문제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일뿐만이 아닌 개인의 가족생활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노동시간을 보다 원활하게,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은 배울 만합니다.


참고로...


임신, 출산, 육아에 관련된 휴가일수입니다.


- 임산과 출산휴가(Zwangerschaps- en bevallingsverlof): 출산 전 6주부터 출산 이후 10주까지 여성 에게 주어지는 휴가로, 급료 100%를 보장받는다.


- 출산휴가(birth leave): 배우자가 출산할 때 얻는 휴가로 2일 주어진다. 그 기간과 급여 수준은 각
산별∙기업별 협약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이는 남성∙여성 모두에게 주어진다.


- 입양휴가(Adoptie verlof): 아동을 입양할 경우 해외 입양아의 경우 최고 4주간 주어지는 휴가로,
네덜란드 내의 아동을 입양할 경우에는 5일만 주어진다. 이 휴가 기간 동안 급여가 주어진다.


- 육아휴가(Ouderschapsverlof): 8세 이하의 아동을 가진 부모에게 주어지는 휴가로 최장 6개월까
지 주어진다. 이 휴가는 파트타임으로 받을 수도 있으며 3번까지 나누어서 받을 수 있다. 아동의
모와 부 양쪽 모두 받을 수 있으며, 동성부부인 경우에도 양쪽 모두 휴가를 얻을 수 있게 되어 있
다. 고용주는 이 휴가 신청을 거부할 수 없게 되어 있으며, 급여 수준은 단체협약을 통해서 다르
게 책정된다.


- 케어(보살핌)휴가(care leave): 매년 최고 10일까지 가족을 돌보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휴가로 자녀, 배우자, 부모 등의 가족이 질병으로 인하여 보살핌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휴가이다. 이
는 고용주가 회사에 큰 손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 거부할 수 있다. 급료의 70% 이상의
급료가 주어지며, 이 역시 단체협약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 휴일저축제도(levensloopregeling): 2006년부터 시작한 이 제도는 사용하지 않은 휴가나, 급여의
일정 부분을 저축하여 이후 현금으로 상환받거나 유급휴가로 상환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이 제
도를 시행할 때 정부의 주목표 중 하나가 바로 근로자들이 이를 아동양육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었다.


- 많은 휴가일수: 네덜란드 근로자들은 평균(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25일 가량(5주)의 휴가를 얻
을 수 있다. 이외 부활절, 크리스마스 등에는 1주 추가휴가가 주어진다. 이로 인하여 아동을 지닌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의 방학에 맞춰서 휴가를 낼 수 있게 된다.


다른 제도들..


- 재택근무: 이 제도는 근로의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하게 해주는 제도로서, 집에서도 근로가 가능
하게 하는 제도이다. 이는 보통 주 1일에서 2일 가량 가능하며, 대부분의 경우 개별적인 계약을
통해서 그 내용이 결정된다. 집에서 근로를 하게 될 경우, 집에서 인터넷 랜 설치와 노트북 구입
등,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경우도 있다.


- 출퇴근 시간의 유연한 설정: 아동보육시설의 시간 내지는 개별 상황에 따라 출퇴근을할수있도
록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즉, 출근시간은 8시부터 10시 사이와, 퇴근시간은 4시부터 6시 사이
라면 어느 시간대에 일하더라도 그 총 근로시간이 일일 근로시간만 채우면 된다. 이 시간대는 보
통 계약 때 결정하거나, 매년/매분기 결정하게 되어 있는데 보통 일정 기간 동안 변경없이 사용
하는 것이 규범이다.


- 통근시간의 근로시간 계산: 네덜란드는 크기는 작지만 교통수단으로 기차가 잘 발달되어 있어,
회사가 위치하지 않은 다른 도시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때, 많은 회사의 경우 —사무
직일 경우— 기차 내에서 소비하는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계산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암스
테담에서 거주하나, 틸버그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경우 9시에 기차를 타면서 근무가 시작하게 되
고, 퇴근은 오후 3시 반에 하여 암스테담까지 가는 시간 역시 근무의 연장으로 보게 된다.


- 집중 근로제도: 네덜란드의 법정 주당 근로시간은 40시간이나, 이는 각 산업별로 차이가 있고,
평균 합의 근로시간은 37시간이다. 이 때문에, 주 5일 근로가 아닌 주 4일 근로가 가능하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만약 9시간씩 4일 일하게 되면 5일째는 출근을 안 해도 되게 되어 있다. 


* 윗 글 상당 부분은 네덜란드 틸버그 대학교 사회정책학 박사과정에 있는 정희정 님의 "네덜란드의 일과 육아의 양립 : 노동시간 유연성을 통한 삶의 균형"에서 가져왔습니다. 

***사례에 나온 이름은 사생활보호를 위해 살짝 바꿔서 사용하였습니다.


----------

제가 옆에서 본 네덜란드 직장맘들은 정말 바빠요. 일주일에 하루-사흘 직장생활에..재택근무에..

육아에(아이도 많이 낳죠...).. 살림까지..날마다 뛰어다니는 것 같아요.  아빠들이 집에 있는 날에는 육아, 청소, 요리 다 하지만, 대부분은 엄마들이 살림 책임(거의 모든 집이 정리정돈이 잘 되있답니다. 그 부분은 기준이 높아요)을 지고, 아빠들은 집수리, 정원일 등을 도맡아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일주일에 하루이틀이라도 역활을 바꾸어 일해보는게 서로에게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숨도 좀 돌리는 것 같고... 우스개 소리로, 엄마들이 일주일에 회사 이틀가서 쉬고 온다는 얘기도.. 키크고 멋진 젊은 아빠들이 학교 앞에서, 둘째 자전거 앞에 태우고, 첫째 기다리는 모습 보면 아름답고 훈훈합니다.


엄마들 경력단절도 막는 차원에서... 엄마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정말 이상적인 제도라고 생각해요. 요즘 유럽경기침체로 인해 근로조건들이 점점 퇴행되어가고 있어서, 미래를 알 수 없지만서도요.


저도 하루 이틀쯤은 일하고 싶은데, 아직은 경력단절, 외국인, 나이, 파트타임...여러가지로 쉽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볼때 다시 현지에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긴 한데..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해 나가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1874 [자유글] 60살 택시 기사 아저씨의 사랑 이야기 [2] 양선아 2014-04-08 7436
1873 [자유글] 빵 터지는 봄날, 이렇게라도 웃으니 ㅎㅎ [6] anna8078 2014-04-08 6647
1872 [책읽는부모] ♡ 황쌤의 책놀이4♡ 개미산이 뭘까요? imagefile [3] 황쌤의 책놀이 2014-04-08 20470
1871 [가족] <육아웹툰>야옹선생의 육아CPR-시작합니다 imagefile [6] 야옹선생 2014-04-08 9196
1870 [자유글] 엄마는 내거야! imagefile [5] 꿈꾸는식물 2014-04-07 7036
1869 [자유글] 다재무능한 이를 위한 직업 imagefile [2] 농부우경 2014-04-05 4675
» [직장맘]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네덜란드 직장맘들. [4] 꽃보다 에미 2014-04-04 9992
1867 [건강] 도시 주택 20% 빛공해 노출…건강 지키려면 커튼 치세요 imagefile 베이비트리 2014-04-03 8252
1866 [살림] [수납의 달인] ‘우유팩 차고’ 괜찮네 imagefile 베이비트리 2014-04-03 7977
1865 [책읽는부모] 당신을 '책 읽는 부모'로 모십니다 imagefile [23] 베이비트리 2014-04-02 12400
1864 [선배맘에게물어봐] 34개월, 기저귀에 응아하는 아들 [12] 숲을거닐다 2014-04-02 6681
1863 [자유글] 농부 통신 17 imagefile 농부우경 2014-04-02 4902
1862 [자유글] 아들과 함께하는 기도시간*영원히 기억되었으면 해 file [2] akohanna 2014-04-01 4843
1861 [가족] 소박한 생일날 더없이 기쁜 날 imagefile [11] 양선아 2014-04-01 5747
1860 [자유글] 농부 통신 16 imagefile [1] 농부우경 2014-04-01 5130
1859 [나들이] 봄맞이 여행의 뒷이야기 imagefile [3] 윤영희 2014-04-01 7056
1858 [가족] 로맨틱한 아들~~^^ [9] 겸뎅쓰마미 2014-03-31 6720
1857 [자유글] 생일, 서로서로 축하하고 축하받기 imagefile [5] 안정숙 2014-03-31 5339
1856 [나들이] 딸기 체험 다녀왔어요~ imagefile [4] 숲을거닐다 2014-03-31 4979
1855 [자유글] 꽃놀이 서두르셔야겠네요 imagefile [9] 분홍구름 2014-03-31 5500

인기글

최신댓글

Q.아기기 눈을깜박여요

안녕하세요아기눈으로인해 상담남깁니다20일후면 8개월이 되는 아기입니다점점 나아지겠지 하고 있었는데 8개월인 지금까...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