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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육아를 부탁해] 스웨덴 육아법의 핵심 `저녁이 있는 삶'

양선아 2014. 01. 14
조회수 8604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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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황선준, 황레나 지음Ⅰ예담 프렌드 펴냄·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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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스칸디나비아) 육아법이 뜨고 있다. ‘타이거맘’ ‘헬리콥터맘’처럼 엄격하게 자녀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와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스칸디 맘’ ‘스칸디 대디’가 많은 부모들의 역할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예담 프렌드 펴냄)는 실제 스웨덴에서 26년동안 생활했던 교육 전문가 황선준, 황레나 부부의 스웨덴 양육법 보고서다. 


“어른들의 차는 양지바른 곳에 주차하면서, 아이들 놀이터는 아파트 뒤쪽 응달 진 곳에 있다니! 어떻게 이렇게 아파트를 설계해도 아무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죠?”
20년 전 한국을 찾은 스웨덴인 황레나씨는 한국에서 아이를 키울 수 없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스칸디 맘’인 레나는 아파트 설계만 봐도 한국의 여성과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대접을 받는지 알 수 있다며 남편의 귀국 결정에 반대했다. 결국 황씨는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스웨덴에서 세 아이을 키웠다. ‘사회는 아이에게 좋은 놀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발상을 할 줄 아는 레나의 사고방식 자체가 ‘스칸디 맘’의 삶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부가 소개하는 스웨덴 육아법은 의외로 소박하다. 그들은 매일 온 가족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고, 부모는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블록 쌓기 놀이를 하며 보낸다. 주말이나 휴가때는 온 가족이 가족 여행을 가거나 박물관을 간다. 대학을 나온 여성이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사례도 많지 않다. 유급 육아휴직 제도, 아동 보조금 제도, 양질의 저렴한 공립 유아학교 등 탄탄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다. 부부 합산 육아 휴직 기간이 총 480일인데 최소 60일 이상은 반드시 부부 중에 다른 성의 부모가 사용하도록 돼 있어, 아빠들의 육아 참여도 활발하다. 아이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요리나 청소 등 집안 일에 참여하고, 한 달에 한 번 가족 회의를 연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청소부가 되더라도 정직하게 열심히 살라"고 말한다. 목적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돈을 많이 벌고 사회적 성공을 이루는 것보다는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치관때문에 스웨덴의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대학간 뒤에' '돈을 많이 번 다음에' 아이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겠다는 계획보다는 `지금, 현재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중요시한다.  이러한 가치관으로 스웨덴 부모들은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동료들이나 친구들과 만끽하기보다 가족과 함께 촛불을 켜고 특별한 요리를 준비해 맛있게 식사를 하는 시간을 즐긴다. 아이들과 함께 자연속에서 보내는 삶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들은  또 `나는 어떤 부모이고 싶은가?'보다는 '내 아이는 어떤 부모를 원하는가?'에 초점을 맞춰 아이들을 대한다.

 

이처럼 스웨덴 사람들에게는 ‘저녁이 있는 삶’이 존재하고, 가족이 삶의 중심이다. 이외에도 스웨덴 학교와 가정에서는 나 혼자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과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협력을 통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중시한다.  유아학교부터 박사 과정까지 개인이 교육비를 부담하지 않는다. `자식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전제를 깔고 모든 아이에게 교육의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되도록 하고 있다고 황씨는 전하다.  

 

우리와 다른 문화 속에서는 어떤 양육법과 교육 과정이 있는지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이 책은 경쟁적이고 물질적인 것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스웨덴은 어떤 과정을 거쳐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했는지 정치학자이자 교육 전문가인 지은이가 역사적 맥락까지 짚어줬다면 훨씬 유익했겠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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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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