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여섯살이 되는 둘째가 최근에 글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냉장고에 붙여 놓은 자음과 모음을 갖고 친구 이름을 시작으로 이것 저것 어떻게 쓰는지

물어오기 시작했다. 작년 요맘 때 서점에서 한글 시작하는 책을 사서

잠깐 한글 공부를 시켰는데 다 잊어버렸다. 아직 기역 니은도 헷갈려한다.

그래도 할 때마다 알려준다. 그 시간이 좀 길어지면 내가 먼저 그만하자고 한다.

엄마인 내가 화내기 전에 그만.

둘째는 밖에 나가서도 간판에 있는 글자에 관심을 갖고 아는 글자가

나오면 큰 소리로 얘길 한다. 

한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니 이제 좀 가르쳐줘볼까.

엄마가 초조해하기 전에 관심을 가져준 것에 감사하다.

 

첫째 입학하고 엄마의 적응기를 책 후기와 함께 쓰면서 아이의 교육은 어찌하고

있는지 올릴까 하다가 좀 늦어졌다. 트리파 반트리파 얘길 접하면서 아차 싶었는데

최근에 읽는 책들이 너무 재미있어 글 쓸 시간이 없었다는 변명을 해본다.

생각해보니 변명보다 교육 얘길 별로 할 게 없어서가 맞을거다.

내 삶 뿐만 아니라 교육에 있어서도 난 주류가 아니란 걸 알기에^^ 

 

작년 10월 피아노 배워볼까? 엄마인 내가 먼저 운을 띄웠다.

유치원 장기자랑 시간에 피아노를 치는 친구들이 여럿 있어 그랬는지

첫째가 싫다고 안해서 보내기 시작했다.

학원에 아는 친구들도 몇 명 다니고 스티커 붙이는 재미까지 더해져 열심히 다녔다.

피아노는 계속 배우고 있다. 지금은 피아노가 아이의 낙이 되었다. 

작년엔 발레리나가 꿈이었는데 이젠 피아니스트로 바뀌었다.

그리고 서점에 가면 엄마가 먼저 집에 가자고 할 때까지 음악책이 있는 곳에서

피아노 악보집을 한참동안 살펴본다. 암튼 피아노 치는 걸 정말 좋아한다.

좋아하는 피아노 계속 치려면 자세가 중요하니 손모양 신경쓰면서

치라고 주의를 주는 것 외에 내가 해 줄 말이 없다.

 

또 하나 올해 1월 말부터 시작한 게 주산이다.

아이가 안경을 쓸 정도로 시력이 나쁘니 암산이라도 좀 더 빨리하길

바라는 맘에 최소 6개월, 길면 1년 정도를 예상하고 보내기 시작했다.

역시 시작할 때 아이에게 중요한 건 선생님, 선생님께서 재밌게 지도해주셔야 한다.

덤으로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다.

다행히 주산을 시작할 때 이 두가지가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5월, 7월 힘들다는 말을 했다.

비슷한 문제를 계속 풀고 있으니 지루하기도 했을 터.

그럼 방학 때만 다니고 그만 다니자고 아이에게 이야기 했다.

그리고 선생님께도 말씀드렸다. 아이가 힘들어한다고.

방학이 끝날 무렵 덧셈 뺄셈에서 곱셈 시작 단계로 넘어가면서

아이가 다시 흥미를 갖게 되었다.

아이가 주산학원을 다니기 시작할 무렵이 개원한지 얼마되지 않았던 탓에

현재 학원에서 진도가 다른 아이들보다 빠른 편이다.

그런 것에서 오는 기쁨도 한 몫을 하는 듯하다.

함께 공부하는 친구가 바뀌어도 새로 만난 친구들과도 빠르게 친해졌다.

학원에서 친구들과 잠깐 놀이터에서 놀았다고 했을 때도 

놀 시간이 있을까 싶으면서도 가끔 기분전환도 해야지 생각했다.

그렇게 주산학원은 일주일에 세 번씩 다니고 있다.

 

마지막으로 영어.

첫째는 입학 전에 병설유치원을 다녔었다.

그 전에 선교원에 다닐 때만 해도 영어 수업이 일주일에 세 네번씩

있었는데 병설로 옮기면서 따로 영어를 시킨 게 아니어서

알파벳까지 다 잊어버리고 새해를 맞이했다. 

둘째는 올해 처음으로 선교원에 입학하여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집에 오면 "A, B, C......" 하면서 엄마한테 영어책도 읽어달라고 했다. 

첫째는 동생이 알고 있는 걸 본인이 모르니 속상해하면서 

DVD 만화영화를 영어로 듣는 것도 거부했다.

아, 이를 어쩌나. 벌써 영어를 싫어하게 만든게 아닌가.

주변에 월20~30만원 하는 영어 학원을 보낼 엄두는 안나고

우선 학교 방과 후 영어를 시켜보려고 테스트를 받게 했다.

A, B, C도 제대로 몰랐으니 초급반에 배정이 되었다.

헉! 수업이 끝나고 매일 하는 방과후 영어 수업을 듣게 되면서 아이가 해야 하는 게 많아졌다.

일곱살 때까지 놀기만 하다가 한 살 더 먹고는 학교에, 학원에 무리인 듯 보였다.

그나마 다행히도 아이가 피아노, 방과후 영어도 재밌어 하고 주산도 더 배우고 싶어한다.   

토요일에 하는 요리를 비롯한 다른 방과 후 수업은 시킬 엄두를 안냈다.

토요일만이라도 푹 자게 해주고 싶었다. 이렇게 하기를 지금까지.

 

둘째가 최근에 덧셈을 좀 한다. 주사위 게임을 하면서부터다.

주사위 두 개로 먼저 도착점에 도달하는 간단한 게임인데

두 개의 주사위를 던져 나온 걸 더해야 하다보니 덧셈을 해야한다.

1에서 6까지의 수를 더하는 정도~ㅋ

주사위 놀이와 덧셈. 공부를 놀이로 접하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추후 개설되길 바라는 수업을 묻는 설문에

'보드게임'이라고 적어보냈다. 이 수업이 생기면 첫째도 시켜보고 싶다.

그 땐 주산을 계속 할지 의논해본 후가 되겠지.

 

첫째아이 초등학교 선택 과정도 짧게 말해볼까.  

참고로 아이가 입학하기 전에 막연하게 갖고 있던 엄마의 불안한 마음은

입학 후 안개 걷히듯 사라졌다.

아이가 다녔던 병설유치원이 속해 있던 학교의 분위기가 맘에 든대다가

유치원 친구들 대부분이 그대로 그 학교에 다니게 되니 친구들과 지내기도 무난할 것 같아

집에서 우선은 멀어도 병설유치원이 속한 초등학교로

입학시켜야겠다고 맘먹었다. 그럴려면 주소 이전을 해야하는데두 말이다. 

집 근처 5분 거리에 가까운 초등학교가 있다. 

어떻하나 고민하다 심지어 학교 교장선생님에 대한 평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 어떤 친구들을 만나느냐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학교를 이끌어가시는 교장선생님이 어떤 분이시냐에 따라

학교 분위기가 좌우될거라는 생각에.

입학시점이 다가오면서 어떻게 아이를 등하교 시킬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사를 해서라도 학교를 옮길까, 주소지를 옮겨서라도 다니게할까 참 망설였다.

전세가가 천정부지로 오른데다가 무리하게 이사를 하기도

주소지만 옮겨놓고 먼 곳에서 등하교 시키면서

엄마의 힘듦을 숨길 수 있을거란 자신도 없었다.

초등학교는 집에서 가까운게 장땡이란 생각으로 굳어져갔다.

평소 조언을 구했던 아이 친구 엄마도 "가까운 데 보내!"라고 하셨고.

그렇게 학교 선택 완료!

지금 첫째가 다니는 곳이 혁신학교인지는 따져보지도 않았다.

입학하고보니 집 근처 이 학교가 혁신학교란다. 

혁신학교로서 음악수업에 좀 더 신경을 쓰는 편이다.

학년별로 악기를 정해 연습을 시키고 있다.

그 외 주변학교들과 크게 다른 점이라고는 무심한 이 엄마 눈엔 아직 안 보인다.

 

올해 아이가 입학하면서 참 감사하게 생각하는 일이 있다.

6살 때 첫째 아이가 선교원 다닐 때 단짝이었던 친구와 같은 반이 되었다는 것이다.

둘이 계속 단짝으로 잘 지내고 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별로 안 주신다.

받아쓰기 외에 시험에 대한 부담을 엄마가 느껴보지 않았고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엄마들의 생각도 비슷하다는 거다.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난 것에 감사한다.  

아마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 선생님 배정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다.

경력이 있으신 분으로 처음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를 상대해야 하는

부담도 거뜬히 소화하실 수 있는 분들을 1학년 담임선생님으로 보내시겠지.

 

학교를 선택하는 일에 고민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스트레스를 너무 크게 받지 않는 정도에서.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은 부모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데   

부모가 그런 환경을 찾아주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어떤 담임선생님이 내 아이를 맡게 될지,

어떤 아이들이 내 아이의 친구가 될지,

이런 것들까지 다 만들어 줄 수는 없으니까.  

그러고 나니 내가 할 수 있는, 내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나와 함께 사는 내 아이뿐이다.

내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받아주고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이고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이런 기본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결국 어떤 학교로 보낼까의 고민은 입학과 함께 종결되었고

엄마로서 아이와 어떻게 소통할까란 고민만 남았다.

아이가 접하게 될 모든 상황에서 아이가 무엇을 선택하느냐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여러 경우의 수가 나오는 것이니.

이런, 답이 따로 없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 아이와

내가 만나는 다른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갖는 것이었다.

학부모 대표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반 아이들 이름은 얼굴까지 연결시켜 다 알고 있다.  

혹여 아이 친구를 만나면 이름을 불러주고 먼저 "안녕!"이라고 인사한다.

아이가 '누구지?'라는 표정으로 보면 "어, 누구 엄마야."라고 말해주고

혹시 쑥스러워 같이 인사를 안해도 넘어간다.

"나, 누구 엄만데 몰라?" 이렇게 '몰라'라는 한 단어를 덧붙이면 듣기 좀 거북하지 않나?

이렇게 하는대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관심도 가지만

아이들이 누구 엄마인지 알고 있다면 아무래도 내 아이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이

덜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보태져서다.

이젠 아이 친구가 먼저 "누구 엄마다!"하고 알아본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지금 내가 고민하는 부분은 변할 것이다.  

선배 엄마들의 조언을 들어가면서, 육아서도 읽고 좋은 말씀 찾아 들으면서

변하는 상황에 대처해야하는 과제는 계속 있을 것이다.

최근에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듣는 중에

애니어그램으로 성격검사를 받아보았다.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누구나 장점과 단점이 있다.

내가 가진 장점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면 좋겠다.

생각지 못한 일이 생겼을 때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지금도 계속 찾고, 찾고, 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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