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아이의 언어발달을 방해하는 네 가지

이정희 2013. 09. 27
조회수 16548 추천수 1
20130926_2.jpg » 한겨레 자료 사진

“그만 뚝 하라니까! 
날씨도 더운데 엄마 짜증나게 만들래? 알아들었어? 
저기 에비, 에비! 
민희야~! 여기 봐! 멍멍이 지나가네~! 
제발, 그만 좀 그쳐라! 엄마가 이따 까까 사줄게...!” 

거리에서 두 돌 막 지난 아이를 다급하게 달래는 장면입니다. 엄마는 어린 딸아이를 어르고  달래도 별 효과가 없으니, 아이에게 요구와 조건을 동시에 건네고 있습니다. 여기서 엄마는 아이에게 소위 ‘베이비 언어’를 두드러지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를 위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일반적으로 이런 어휘를 골라서 사용하는데, 언어·교육적으로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합니다. 

아이의 언어발달은 저마다 다른 속도와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그런 개별성 속에서도 대부분 보편적 발달 법칙을 겪게 됩니다. 생후 3~6개월의 옹알이 단계를 시작으로, 보통 만1~2세 사이 아이의 언어발달은 아주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아이가 말 ‘뜻’을 못 알아들어도, 어른이 아이에게 관심 있게 말 해주고, 노래 불러주는 것은 특히 돌잡이 아이에게 소중한 언어의 토대를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국어 습득을 위해 아이는 말소리의 울림, 어조, 화자의 표정과 입술모양 등을 어른들에게서 ‘스캔’하듯이 빨아들이고 뇌에 저장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언어 습득을 위한 주변 환경의 본보기입니다. 

따라서 영유아의 언어발달을 뒷받침하려면(특히 생후 만2세 까지), 일상생활에서 어른들이 삼가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야합니다. 즉, 언어 촉진을 위한 몇 가지 힌트와 동시에 방해 요소가 되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첫째, 어른이 행동하며 그것을 아이에게 말로 표현하는 것은 언어 촉진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아이가 보고 체험하고 있는 것을 바로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발음을 분명하게 하고, 어휘선택에서 베이비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어린 아이와 대화해 주세요.
"배고파서 우는구나, 젖 달라고? 잠간 기다려, 엄마가 젖 줄게~".  

둘째, 아이가 단어나 문장을 잘못 사용하면, 즉시 교정해 주지 말아야 합니다. 어른이 반복의 의미로 강조 없이 자연스럽게 한 번 더 되풀이하면서, ‘부드럽게 교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의 잘못된 표현을 지적해 주면, 말하기를 주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희: 수배 수배..."
"그래, 민희 수박 먹고 싶다고? 엄마가 수박 줄게, 잠깐 기다려~"

셋째, 어린 아이들은 특히 언어의 음악적 울림을 좋아함으로, 어른들의 억양을 그대로 모방합니다. 아이들에게 동요를 불러주거나 동시를 들려주고 운율이 담긴 손 유희 같은 것을  해주면, 언어에 담긴 멜로디의 요소 때문에 좋아하므로 자연스럽게 언어를 발달을 촉진합니다. 

넷째, 아이가 말할 때 더듬거나, 단어를 찾으려고 시간이 걸립니다. 또한 매끄럽지 못하게 표현해도 어른은 차분하게 들어주어야 합니다. 어른의 듣는 태도 역시 아이에게는 모방의 대상입니다. 아이가 훗날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자신을 잘 표현하려면, 상대방에게 귀 기울여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아이가 주변 환경에서(예: 집안의 텔레비전, 자동차 안에서 라디오, CD 플레이어 등) 배경 소음에 늘 노출되어 있으면,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습관을 가지기 쉽습니다. 

Q1. 지금 5세(만3.5세) 남아입니다. 아이가 자주 말을 더듬어요! 언어치료를 시작해야하나 고민 중입니다.
A1.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대개 만4세 이후 저절로 해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기의 말더듬는 증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아이가 생각의 흐름을 언어로 바로 바로 표현할 수 없고, 호흡 조절과 함께 조음이 부드럽게 안 되기 때문에 말을 자연스럽게 이어가지 못하고 더듬는 것입니다. 재촉하지 마시고 기다려주세요. 엄마가 귀 기울여 주셔야, 아이가 안정감을 가지고 천천히, 조급하지 않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게 됩니다.     

Q2. 주말에는 두 아이가 하루 종일 구연동화 카세트 테이프를 틀어놓고 삽니다. 밥 먹을 때도 못 끄게 해서 신경전을 벌입니다. 동화라도 부작용이 있겠지요?   
A2. 하루에 몇 차례라도 육성으로 동요를 직접 부르거나, 어른이 동화를 들려주는 것은 아무런 탈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장시간 기계음으로 듣게 해서는 안 됩니다. 아마도 아이는 익숙한 “소음”으로 틀어두는 것일 수 있습니다. 소음의 노출은 아이의 주의력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 능력, 집중력을 약화시키게 됩니다. 
어른들이 주말에 분위기 조성을 위해 거실에서 “고상한” 클래식 음악을 장시간 틀어 놓는 것 역시 아이들에게는 방해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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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 박사 과정까지 마치고 귀국, 이때부터 한국교육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창의력, 상상력, 자질 발현을 중요시 여기는 교육학자. 사회변화는 교육문화의 개선에서 시작된다는 확신으로 슈타이너의 발도르프 교육 서적을 번역하고 강의하다가, 뒤늦게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도르프 사범대학에서 슈타이너 인지학과 발도르프 교육학을 전공했다. 2000년부터 (사)한국루돌프슈타이너인지학연구센터를 이끌며 번역서로 <아이들은 머리로 배우나>, <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등이 있다.
이메일 : charirang123@hanmail.net       트위터 : steinercenter      
홈페이지 : http://steiner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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