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게 배운다>

니시오카 쓰네카즈 구술/시오노 요네마쓰 듣고 엮음/최성현 옮김/상추쌈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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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비트리 읽는 부모에 선정되어 좋은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사실 최근에 구독 중인 다른 잡지에 오가와 미쓰오라는 일본 궁궐목수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니시오카 쓰네카즈 라는 분이 오가와 미쓰오의 스승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책을 받게 되니 얼마나 반갑던지요. 책을 받자마자 며칠 안에 읽었고, 놓고 귀퉁이를 접어둔 곳을 읽고 읽었습니다. 좋은 책을 읽고 나면 독후감을 남길 때에도 신중해지고 마음이 애틋해집니다.

건축과 자연에 대한 새로운 가르침.

 건축물과 특별히 이라는 공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얼마나 많이 이사했는지, 제가 학생 시절에 이사 다닌 것까지 횟수로 계산해보니 평균 반에 번은 이사했더군요. 애착이 가는 집도 없고, 집이라는 곳은 살던 곳이 불편하고 낡으면 깨끗하게 새로 지은 집으로 이사 가면 그만이라는 생각외에는 관심을 둬본 적이 없었습니다. 올해 9월에 2 동안 살았던 아파트의 전세계약이 만료되어 이사 집을 알아보고 있었던 참이었고요.

  일본의 궁궐목수에 관한 이야기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 호류지의 서원가람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로 알려졌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다고 합니다. 호류지의 궁궐목수의 대목장이었던 니시오카 쓰네카즈의 말에 의하면 천삼백 년이 넘은 목조건물이라고 하더군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나무로 지은 건물이 썩지도 않고 천삼백 년이나 유지될 있었을까. 그런 건물을 지은 목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나무와 인간 생명의 합작이 진짜 건축입니다. 아스카 시대 사람들은 이것을 알고 있었습니다.’_p40



나무와 인간 생명의 합작이 건축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있을까. 아마도 여든이 넘은 궁궐목수의 수십 년의 경륜이 쌓이고 쌓여 흘러나온 것이겠지요.

나무는 대자연이 낳고 기른 생명입니다.

나무는 죽어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생물입니다.

사람 또한 생물입니다. 나무나 사람이나 자연의 분신입니다. 없는 나무와 이야기를 나눠 가며 나무를 생명 있는 건물로 바꿔 가는 것이 목수의 일입니다.’ _p40

 

단순히 좋은 나무를 써야 좋은 건축물을 지을 있다고 했다면,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하며 그냥 지나쳤을 텐데, 여든이 넘은 목수는 자연에 대해 현대인들이 놓치고 있는 핵심을 짚어 주었습니다.

천년이 지난 나무가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탑의 기와를 들어내고 아래 있는 흙을 벗겨 보면, 차츰 지붕의 휨이 돌아오고, 대패질을 보면 지금도 좋은 편백나무 향기가 나는데, 이것이 편백나무의 생명의 길이입니다. 이런 나무이기 때문에 수명을 다하도록 돕는 것이 목수의 역할입니다.

이것은 커다란 절이나 사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민가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여염집 기둥도 육십 정도의 수령이라면 육십 이상 가야 합니다. 그것을 이십 정도밖에 가게 쓴다면, 일본에 나무가 아무리 많더라도 모자랍니다.

나무가 살아온 만큼 나무를 살려서 쓴다고 하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그렇게 되면 나무 자원이 고갈되는 일은 일어날 없지요. 나무라는 것은 그런 것이지요.’_p39

 서울이나 서울근교의 신도시를 지나칠 때마다 보게 되는 없이 많은 고층아파트 단지들을 보면서 아파트의 수명은 어느 정도 될까? 수명이 다하면 저곳은 어떻게 변할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습니다. 도시화 때문에 꿀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서는 사람들은 지금 당장 자신들의 편의만 생각하며 집을 짓는 것일까 하는 안타까움도 있었습니다.

건축이라는 것은 대자연의 비바람과 눈보라를 견딜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구조에 중점을 두지 않으면 안됩니다. 아스카 건축은 실로 뛰어난 짜임새를 갖추고 있습니다. 인간으로 예를 들면 천하장사와 같습니다. 샅바 하나만으로, 다른 장식이 없어도 당당하기 이를 없습니다. 고대 건축을 보면 서까래 끄트머리가 기둥 밖으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구조가 처마를 지탱하고 있고, 건축미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것이 시대가 바뀜에 따라, 구조의 본뜻을 잊어 갑니다. 장식으로 달려갑니다. 한번 이렇게 되면, 새로운 것을 좇아서 쓰고 버리겠다는 식이 돼버립니다.’_p57

   낡은 공간을 벗어나 새로 지은 깨끗한 곳으로 이사 가려고 마음먹었었는데, 이런저런 생각들과 궁궐목수의 조언 덕분에 이번 9월에는 이사하지 않고 그냥 지금 살던 곳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낡은 집에 애정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교육과 사람에 대한 새로운 가르침

 목수는 나무를 재료로 무언가 만드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궁궐목수에게 나무는 단순한 건축재료가 아닙니다. 나무에 대한 사색이 깊이가 있고 탁월합니다. 그만큼 자기 일에 애정과 자신감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우리들이 다루는 것은 편백나무입니다. 나무도 사람처럼 나무마다 다릅니다.’_p7

 그런데 수십 동안 대목장으로서의 목수생활을 하면서, 많은 나무와 많은 사람을 만나고 거쳤기 때문일까요. 나무를 기르고, 고르고, 사용하는 방법을 이야기할 때마다, 사람을 기르고, 가르치고 함께 일하는 방식에 거의 같게 적용을 하고 있습니다.

나무는 살아 있습니다. 계산대로는 되지 않습니다. 그루 그루 성질이 다릅니다. 그것이 본디 나무의 모습입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라난 장소나 기후, 바람과 햇볕을 받은 양이나 세기가, 그리고 성질까지 다른 것입니다.’_p80

  아이를 키우면서, 같은 부모에게서 아이들인데 어쩌면 이렇게 다른지, 매일 새롭게 깨닫고 있는 저로서는 저자의 말이 얼마나 마음에 닿았는지 모릅니다.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싫어하는 것도 다르고, 식성도 다르고, 잠자는 시간도 다른 아이를 보면서 (성별은 같네요, 아들이에요.) 저와 여동생, 그리고 남편과 시동생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희한하게도 같은 부모에게 나서 같은 집안에서 컸는데도 각자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지구 상의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있는데 사람들을 혈액형, , 별자리 등으로 구분 지어 이야기한다는 것은 아마도 웃자고 하는 이야기이겠지요?

제자를 기르는 방법에도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모든 자기 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된다 여기고 그리로 억지로 몰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그건 어렵습니다. 나무를 다룰 때처럼 사람의 성품과 기질을 살펴보고, 사람의 좋은 점을 키우고자 하지 않으면 됩니다. 기른다는 어떤 모양에 억지로 밀어 넣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진 개성을 찾아 그것을 키우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일은 서둘러서는 됩니다.’

간혹 아이에게 다그치는 모자란 엄마였던 제가 떠올랐습니다. ‘밥은 그렇게 늦게 먹느냐, 물건은 치우지 못하고 흘리고 다니느냐, 글씨를 쓸때는 순서대로 쓰지 않느냐하면서 아직 여섯 살밖에 아이를 야단쳤습니다. 아이의 좋은 점과 개성을 살려서 칭찬도 하고 격려도 해야 했는데 단점을 고쳐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그렇게 하지를 못했던 거지요.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무를 기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형편만 생각하는 사람은 됩니다. 나라의 미래나 땅의 생명을 지킨다는 사명감이 있을 비로소 나무를 길러 있는 것입니다. 사람을 길러 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 세대를 짊어질 사람을 키우겠다는 사명감이 없으면 됩니다.’_p115

다음 세대를 짊어질 사람을 키우겠다는 사명감, 어쩌면 육아의 모든 고난(?) 감내해야 하는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벌고 학벌 좋고 잘난 아이로 키우느냐가 아니라, 남을 돕고 가족을 아끼고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키울 있을지 고민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재주도 많고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큰아이에게 너무 야단만 쳐왔던 같습니다. 잘한 것은 칭찬하고 잘못한 일이 있으면 조언해주고 격려하는 엄마가 되어야겠습니다.

마음의 양식은 오감을 통해서 마음 밑바닥에 비춰지는 만상을 바르게 판단하며 하나하나 쌓아 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마음에 밥을 먹인다 것입니다. 마음에 양식을 주는 행위, 그것이 교육이란것 아니겠습니까?’_p115

<나무에게 배운다>에는 밖에도 좋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아쉬울 정도입니다. 누군가에게 선물하기에 아주 좋은 책인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커서 중학생이 되면 한번 읽어보라고 권해 생각입니다. 좋은 보내주신 베이비트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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