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약물 따라 가려 먹어야 할 음식 기준

장규태 2013. 06. 19
조회수 5104 추천수 0

장규태의 소아보감

최근 건강을 유지하거나 비만을 예방하기 위하여 음식을 가려 먹거나 식사량을 줄이는 등의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흔히 육식은 거부되고 채식은 신선함을 기본 전제로 추천하는 것이 대세로 부각되고 있는데, 그 기준이 애매한 경우도 있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을 복용할 때도 음식에 대한 고려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반적으로 먹어야 할 음식보다는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 주류를 이루고 복약시 주의사항으로 제시된다. 그런데 유독 한약을 복용할 때는 여러 가지 피해야 하는 음식을 한의사가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학문적 용어로는 음식 금기라고 한다.

한의학에서 음식 금기의 원칙은 <황제내경>에서 비롯되었는데, 주로 음식물의 성질과 맛에 따라 가릴 음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후세 의학자들의 경험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보충되고 발전해왔다.

최근까지 언급되고 있는 음식 금기는 질병, 약물, 계절, 체질 등 네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질병에 따라 가려야 할 음식은 주로 음식의 맛에 따라 구분된다. 간장 질환 환자는 매운 음식, 심장 질환 환자는 짠 음식, 비장 질환 환자는 신 음식, 폐장 질환 환자는 쓴 음식, 신장 질환 환자는 달거나 쓴 음식을 피해야 한다. 이 내용은 실제 환자에게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방법으로 그 근거는 목, 화, 토, 금, 수로 구성된 오행의 기운을 서로 방해하거나 억제하는 상극개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상극은 목극토, 화극금, 토극수, 금극목, 수극화로 구성된다. 신맛은 목, 쓴맛은 화, 단맛은 토, 매운맛은 금, 짠맛은 수의 기운이다. 따라서 목의 장기인 간장은 금의 맛인 매운 음식을 먹게 되면 금극목하여 기능이 약화되거나 저하되므로 피해야 한다는 의미다.

둘째로 약물에 따라 가려야 할 음식은 처방된 약물의 효과를 방해하는 음식인데, 많이 먹으면 기존 약물의 약효가 떨어지거나 사라지게 된다. 음식은 한약과 유사한 맛을 가지고 있으나 기운이 부족하기 때문에 효과가 매우 약하다. 하지만 다량으로 먹게 되면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약물과 반대의 기운과 맛을 가진 음식은 가려 먹어야 한다. 열이 나거나 급성 염증을 앓는 사람은 열을 내려주는 약물을 사용하게 되는데, 뜨겁고 매운 음식을 함께 먹게 되면 치료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우리의 몸을 하나의 작은 우주로 생각하고 우주의 흐름과 동일하게 유지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한의학의 기본 개념이다. 따라서 자연의 변화, 특히 계절에 대한 적응이 필수다. 계절의 기운에 역행하여 적응을 방해하는 음식은 불필요하다. 더운 여름에는 맵고 열이 강하며 볶거나 지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건강하게 지낼 수가 없다. 제철에 나지 않는 채소와 과일은 독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음으로 체질에 따라 가려야 할 음식이 있다. 타고난 체질적 허점을 보완하는 음식이 아닌, 부족한 부분을 더 깎아내리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열이 많은 체질은 기름진 고기나 달고 짠 음식을 피해야 하고, 몸이 마르고 성질이 날카로운 체질은 맵거나 뜨겁고 건조한 음식을 피해야 한다. 음식과의 궁합을 잘 맞추면 한약의 효과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성장과정에 있는 어린이의 경우 질병의 변화가 많고 음식에 대한 반응이 빠르므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 음식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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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태
한방소아과 전문의, 경희대학교 한방소아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한방소아과학회 학술이 사, 홍보이사 등을 거쳐 현재 부회장과 대한한방소아과학회지 편집위원장을 맡으며, 한방소아 과 관련 연구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동의소아과 학>, <한방소아청소년의학> 등이 있다. 선조들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육아에 대한 지혜 뿐만 아니라 현재 진료 일선에서 활용되고 있는 한의학 지식을 쉽게 전달하고자 베이비 트리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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