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세로토닌으로 회복력과 인내력을 길러주어라

김영훈 2013. 0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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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8_1.jpg » 한겨레 자료 사진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의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시스템이 작동을 하여 코르티솔이 생산된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갑작스럽게 덥치거나 자기가 통제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끼면 뇌는 스트레스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이다. 스트레스 상황을 힘들어 하는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훨씬 많은 코르티솔이 생성된다. 아이들 중 낯선 상황이나 사람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까다롭고 내성적인 기질의 아이들이 있는데 하버드대학교의 심리학자 제롬 케이건에 의하면 이 아이들은 코르티솔이 더 높을 뿐 아니라 어려움이 닥치거나 부정적인 상황에 부딪혔을 때 회복력이나 인내력이 부족하다고 한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의 코르티솔을 높이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부모들이 흔하게 하는 ‘소리 지르기’도 체벌만큼 나쁘다고 긍정육아 학자인 에이미 맥크레디는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때리는 것은 절대 안 되지만 소리 지르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연구에 따르면, ‘소리 지르기’도 아이의 안정감과 자존감에 심한 손상을 입힌다.


아이들은 자기중심성이 강해서 모든 사건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경향이 있다. 특히 부모의 갈등은 자신이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의 육아일치는 중요하다. 아이에게 서로의 육아방식을 고집하여 갈등하다가는 아이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빠의 양육개입이 아무리 좋다고 한더라도 계속 엄마와 갈등하고 아이가 상처를 받는다면 득보다 실이 더 크다.

 

도파민 사회에서의 회복탄력성


현대의 경쟁적인 인간사회는 높은 도파민 활성을 지닌 성격을 선호한다. 즉, 지능이 높고, 목표 지향적이며, 경쟁적이고, 도전적이고, 탐구력이 강한 사람을 요구한다. 이들은 사회에서 효율성을 중시하고, 경쟁을 통한 발전하며, 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자신의 덕목으로 삼는다.


그러나 뇌의 도파민시스템은 끊임없이 비교우위에 집착하고, 상대적인 성취감을 추구할 위험이 있다. 도파민시스템에 의한 몰입은 맹목적이어서 큰 성취를 이루게 할 수 있지만 현실과 상황에 집착해 빅픽처를 그리거나 주변을 차분히 둘러보지는 못한다. 또한 과도한 경쟁으로 인하여 스트레스가 심화되며 상대적인 성취 후에는 정서적 허탈감을 겪기도 한다. 도파민 시스템은 아이들에게 단기적인 성취를 이루게 하고 학습동기를 일으키는데는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인 성공과 행복을 위해서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아이의 뇌에는 이러한 상대적인 성취감보다는 장기적인 성취를 이루도록 도와주는 세로토닌시스템이 있다. 중뇌의 봉선핵에서 생성된 세로토닌은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 등 대뇌의 전체 피질과 소뇌, 척수의 전 영역 걸쳐 분포한다. 세로토닌 신경회로는 이렇게 뇌 전역에 분포하면서 뇌의 전반적인 조절기능을 담당한다. 세로토닌은 과량의 도파민으로 인한 내적 스트레스와 과도한 경쟁심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아드레날린 폭주와 그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폭력성과 충동성, 공격성을 조절한다. 또한 게임중독과 같이 지나치게 몰두할 경우 위험을 초래하는 도파민의 과활성을 억제한다. 세로토닌은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의 전구체로써 아이의 수면주기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밝고 활발하여야할 아이를 피로하고 우울하게 한다. 세로토닌은 뇌의 가소성을 활성화시켜 아이들을 낙천적이고 여유로우며 탄성회복력이 높은 아이로 자라게 한다.


탄성회복력이 있는 아이들


탄성회복력이 있는 아이들은 사회성이 좋고, 부모와의 유대감이 강하며, 도움을 얻기 위해 모임을 만들거나 모임에 참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 때를 알고, 자신의 삶에 대해 친구와 대화를 나눌 줄도 알기 때문에 역경이 와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탄성회복력이 있는 아이들은 자기주도성이 강하다. 이들은 걱정스럽거나 힘겨운 도전에 직면했을 때, 자신이 할 일이나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뿐 아니라, 어릴 때부터 자신을 달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스스로 찾아낸다. 부모에게 자신이 무엇 때문에 괴로운지 표현할 수 있으며, 아끼는 봉제 인형을 꼭 껴안는 등 마음을 달랠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나선다. 상황이 뜻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지 궁리를 한다.


탄성회볼격이 높은 아이들에게 걱정은 해결하면 그만인 개별적인 문제가 되기 때문에 스스로를 탈진시키거나 감정을 압도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일은 좀체로 없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스트레스 상황조차도 쉽게 놀이로 바꿔버린다.


탄성회복력이 높은 아이를 위한 지침은 다음과 같다.


첫째, 칭찬보다는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


아이가 자신의 길을 가다보면 부딪히는 일도 많고, 그 와중에 자신감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이때 섣부른 칭찬보다는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 특히 부모는 아이에게 맞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주고 격려하여야 한다. 나만의 길에서는 역경은 다소 있을지 몰라도 워낙에 내가 좋아하는 일인 만큼 역경을 견뎌낼 마음도 스스로 가지게 될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 경험하게 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본인이 가야 할 길을 직접 만들어가도록 격려하자. 시행착오가 있을 때 부모의 위로가 필요하다. 아이가 변할 필요가 있을 때도 조급해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서서히 적응하도록 위로해주자. 외형적인 성적 향상을 지나치게 강제하기보다는 빅픽처를 보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때 세로토닌이 증가한다.


둘째, 복식호흡과 명상을 하라.


도파민이 차지하고 있던 뇌에 세로토닌이 들어서게 하려면 감각에 끌려다니지 말고 뇌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방법이 복식호흡과 명상이다. 아이의 뇌에서는 욕구가 충족되는 순간에 기쁨, 쾌감, 성취감에 관여하는 도파민이 방출되는데 아이는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자 집착한다. 복식호흡이나 명상을 하면 외부로부터 들어오던 오감자극으로부터 벗어나, 세로토닌이 방출되고 뇌파가 안정된다. 복식 호흡을 할 때는 생각을 복부에 집중하고 숨을 깊게 쉬어 배까지 내려가게 한 후 밖으로 내쉬는데, 숨을 들이마실 때는 배가 나오게 하고 내쉴 때는 배가 들어가게 해야 한다. 아리타 교수가 아이들에게 복식호흡을 하게 한 뒤 뇌파를 측정한 결과, 깨어있을 때의 뇌파인 베타파에서 서서히 알파파가 나오는 것이 관찰하였다. 이는 대뇌피질의 과민한 활동이 억제돼 이런 저런 생각을 쉬고 마음이 안정돼 간다는 의미이다. 명상을 할 때는 눈을 감자. 그 순간 눈앞에 우주가 펼쳐진다고, 눈꺼풀이 닫히면서 생긴 어둠을 우주 공간이라고 상상하자. 그 깊은 어둠을 바라보며 조용히 코끝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숨을 느낀다. 그러는 사이 뇌파는 안정되고 뇌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되며 아이는 편안한 상태가 된다.


셋째, 세로토닌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라.


세로토닌시스템은 다른 신경전달물질보다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세로토닌은 음식물 섭취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도파민이나 아드레날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은 이미 뇌 안에 충분히 존재한다. 따라서 음식을 통해서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의 양을 증가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세로토닌은 뇌 안의 절대량이 필요한 양보다 늘 부족한 상태이며 음식물을 통한 공급에 의해서 부족한 양을 채울 수 있다. 세로토닌을 높이려면 필수아미노산 중 트립토판이 세로토닌의 전구체이기에 이것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트립토판은 주로 견과류와 곡식류에 많은데 호두, 들깨, 검은 참깨, 현미, 감자 등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또한 청국장과 치즈같은 발효식품, 우유와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 및 바나나 등에도 풍부하므로 이를 같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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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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