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한 아빠가 쓴 글이랍니다. 

  찹찹해지면서 짠하네요.

  감사하고요, 유사한 아내의 글도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베이비트리와 함께 나누고 싶어서 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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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하는 일 없이 가끔 주변 엄마들 만나 수다나 떨고 

하루 종일 아이와 재미나게 시시덕거리며 놀고 

여유롭게 커피나 한잔 홀짝이며 TV나 보고 

아이가 낮잠 잘 때 한숨 늘어지게 같이 잠이나 자고 

남편 늦는단 얘기에 아이와 따뜻한 물에 목욕이나 하고 

일찍 잠든 아이 옆에서 스마트폰으로 노닥거리다 평화롭게 잠든 사람으로 보이십니까?



하루 24시간 중 보는 사람이라고는 아이와 남편.

둘뿐인 외로운 일상에 돌아오는 답 없는 옹알이 아이와의 대화에 지쳐 

기댈 곳을 찾아나선 당신의 아내는 보이지 않으십니까?


아이 아침 챙겨 먹이고 설거지하다 안아달라 보채는 아이를 달래려 

급하게 거품 뭍은 손을 씻고 아이를 안아올리는 아내의 지친 어깨와 팔은 보이지 않으십니까?


물 한컵도 시선은 아이를 향한채 급하게 들이키고 

유행하는 음악은 모르면서 열심히 동요를 부르고 

잠시 앉아 쉬려하면 나가자고 조르는 아이 때문에 아이를 안고 

혹은 유모차를 끌고 무거운 발걸음을 애써 밝고 경쾌한 척하며 이끌고 나가는 

아내의 뒷모습은 진정 보이지 않으십니까?


겨우 아이가 낮잠에 들면 차마 다 씻어내지 못한 설거지를 마저하고 

아이 깰까 청소기도 못쓰고 빗자루로 이리저리 물걸레로 이리저리.


후다닥 집안 일을 해치우며 잠시라도 아이 자는 사이 앉아 쉴시간이 있었음 좋겠다고 바라는

아내의 소박한 바람은 보이지 않으십니까?


놀아달라 안아달라 보채는 아이를 달래가며 

겨우 저녁 밥을 만들어 놓고 기다리는데 그제서야 울리는 전화벨 너머 들리는 늦는단 한마디.

오로지 하루 종일 당신만 기다린 아내의 실망한 한숨 소리가 그대에겐 들리지 않으십니까?


잠투정하는 아이와 한바탕 씨름을 하고 "아빠,아빠" 하는 아이를 

"오늘 늦으신대 먼저 코하자" 라는 말로 다독이며 토닥토닥 아이를 어루만지는 

그녀의 쓸쓸한 손이 보이지 않으십니까?


언제쯤 오려나? 휴대폰 손에 들고 그대의 연락을 기다리다 

하루의 피곤이 물밀듯 밀려와 스르륵 지쳐 잠든 아내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본적 있으십니까?


그대들은 얘기합니다.

일하고 와서 피곤하다. 주말엔 나도 좀 쉬자.

집에서 애 보고 집안일 좀 하는게 뭐가 그리 힘이드냐.


압니다. 그대들이 가장이란 이름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 얼마나 고단하고 무거운 하루를 보내는지.

압니다. 피곤한 퇴근길에 들리는 아내의 투정 부림이 얼마나 그대의 감정을 날카롭게 만드는지. 

물론 압니다. 하루 종일 사람에 치이고 업무에 치여 집에서 만큼은 편안하게 쉬고 싶단 바람을.


하지만 그대는 모릅니다.

그대들의 아내가 바라는 것은 

과하지도 크지도 않은 너무나 쉽게 그대가 해 줄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조금만 더 일찍 와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것. 

조금만 더 가정적인 사람이 되어주는 것.

하루 한두권 아이들과함께 동화책도 읽어주고 

오늘 하루 어땠는지 잠깐의 대화라도 해 주는 것.

"고생했어", "힘들었지?"라고 먼저 말 걸어 주는 것.

아무 말을 안하더라도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

지친 그녀의 손을 먼저 꼭 잡아주는 것.

그 조차도 힘들 땐 그저 그녀를 향해 웃어주는 것.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오늘 하루 당신은 당신의 아내를 향해 몇 번이나 먼저 말을 걸었고 

몇 번 당신의 품에 아내를 안았으며 

그녀의 손을 몇 번이나 잡아줬고 

그녀의 얼굴을 마주보며 몇 번이나 웃어 줬나요?


잊지 마세요.


그녀는, 

아이의 엄마이기 이전에 

당신의 아내이기 이전에 

한 때는 반짝반짝 밝게 빛나고 

활짝 웃을 줄도 알았던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당신이 그토록 원했던 여자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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