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토요일)에 1학년 아이 반 엄마그룹에 카톡을 날렸습니다.
'오후 ?시쯤 ?근처 놀이터에서 놀려고 합니다. 시간 되시면 나오세요~'
몇 명의 친구들이 나올까, 첫째에게는 친구랑 놀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했지만 화창한 토요일 오후라 한 명도 안나오면 어쩌나 약간의 걱정을 했답니다. 그래도 다행히 한 분이 좀 늦게 놀이터에 오시겠다고 답변을 주셨어요. 점심을 먹고 공지했던 시간보다 늦게 놀이터에 갔습니다. 30분이 지났을까요 첫째랑 친한 친구가 왔어요. 또 10분이 지나니 한명, 20분이 더 지나서 한명, 30분이 지나서 또 한명, 놀이터에서 2시간 쯤 놀았을 때는 여자아이만 모두 여섯이 되었어요. 놀이터에서 실컷 놀려야지 작정을 하고 나온터라 날씨까지 좋아서 오래 놀 수 있었어요. 게다가 함께 온 아이 친구의 오빠가 술래를 맡아하면서 아이들과 놀아주어 더 신나게 놀 수 있었답니다.
놀이터 번개를 한 셈이죠. 평소에 만나기 힘든 직장맘 엄마가 세 분이나 함께 했어요. 아이들 학부모로 만난 사이라 엄마들은 약간 서먹했지만 그래도 좋아라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보며 엄마들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5월의 화창한 토요일 오후 1학년 엄마의 시간 보내기였습니다.
학부모가 되기 전에 아이가 다닐 학교 치맛바람 얘기를 듣고 걱정했던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몇 년 전 이야기더라구요. 이번에 배정된 초등학교에서는 엄마들이 학교 가서 청소하는 것도 없고(주변 학교 1학년 엄마들은 학교에 청소하러 간다고 하더라구요) 선생님들께서도 학부모에게 딱 선을 그어 말씀해주셔서 '나도 해야하나?' 이런 고민 자체를 할 필요가 없더라구요. 오히려 엄마들이 '선생님이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해야하는거 아냐?'라고 할 정도랍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싫다'고 하면 안하면 되는데 굳이 '아닐꺼야. 그래도'라고 생각하는 것부터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모습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뛰어다니며 노는 시간도 부족한데 방과후 수업을 듣다보니 주중에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자연스레 놀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주중에는 한 두시간 짬이 나는대로, 주말에 집에 있는 날에는 아이들을 놀이터에서 놀게 해주려고 합니다. 놀이터 번개 괜찮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