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가 알아야 할 첫 돌에서 두돌까지 자연주의 육아법
[중이염]
[수유]
[성장·식욕부진]
[빈혈·열]
[구토]
[아토피]
[잠버릇]
돌이 되면 아기의 체중은 출생 시의 3배, 키는 1.5배가 될 정도로 성장합니다. 이제 아기의 몸은 더 단단해지고 젖살이 빠지면서 이목구비가 뚜렷해집니다. 누워서 젖만 먹던 아기는 이제 제법 고집도 부릴 줄 알게 되고, 세상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갖고 자기 주도적으로 생활을 이끌어 나가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엄마가 아기를 돌보기가 그 전보다 좀 힘듭니다. 먹는 것도 제가 원하는 것만 찾고, 행여 싫은 음식을 주면 고개를 젓습니다. 하루동안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안 먹어” “싫어”이니 엄마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지요.
힘들어하지만 말고 현명하게 아기를 돌봐야 할 때입니다. 이 시기의 크고 작은 버릇이 평생의 건강을 결정합니다. 밥 한 끼를 먹이더라도 제철 재료를 사용해 자연이 주는 영양분을 섭취하도록 해야 하고, 될 수 있는 대로 반조리 식품 등 인공적인 음식을 먹이지 말아야 합니다. 땅을 많이 밟게 하여 면역력을 키우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잡아주는 것도 이 시기에 엄마가 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지요. 그 전까지는 아기에게 맞춰 오냐오냐하며 받아줬던 것들을 이제 하나씩 점검해보아야 합니다. 이 시기의 건강이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안전에 신경을 쓰고 수면 습관을 잡아주세요
돌을 기준으로 아기들은 이제 세상을 향해 두 발을 내딛게 됩니다. 조금 늦은 아이도 있고 조금 빠른 아이도 있지만 조금 기다리면 다 스스로 걷게 됩니다. 두 다리를 넓게 벌리고 발을 움직이려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지요. 그래도 조금 시간이 지나면 걷는 방법을 익히면서 잘 걷게 됩니다. 걷게 되면 엄마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아기의 행동반경이 넓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사고를 치고 다니니 말입니다. 집 안 곳곳에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날 선 모서리에는 보호대를 붙이고 칼이 들어 있는 싱크대 문에는 안전 고리를 채워주세요. 아무리 안전장치를 해도 분명히 사건 사고가 생깁니다. 따라서 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예방책을 미리 마련해두는 것이 현명하지요.
아기는 이제 활동량이 많아지고 주변의 모든 것이 신기해집니다. 온종일 놀아도 계속 놀고 싶어 하지요. 하지만 아기가 아무리 놀자고 떼를 써도 잘 시간이 되면 자야 합니다. 이때 수면 습관이 잘 들지 않으면 키우는 내내 재울 때마다 고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비단 엄마를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아기는 자면서 큰다는 말이 있습니다. 잘 자는 아기가 밥도 잘 먹고 잘 큽니다. 말 그대로 성장기의 아이는 자면서 부쩍 자라기 때문에 성장발달을 위해서라도 일정한 시간에 푹 자게 해야 합니다. 너무 오랫동안 낮잠을 자면 밤에 잘 자지 못할 수도 있으니 낮에 취하는 수면은 어느 정도 조절해줘야 합니다. 낮잠 자는 시간은 하루 1~2시간 정도면 적당합니다.
밥 먹는 연습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돌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젖병을 끊고 밥을 먹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전까지 모유나 분유가 주식이던 아기가 어느 날 갑자기 밥만 먹을 수는 없습니다. 이유식을 잘 먹던 아기라도 밥을 거부하는 예가 종종 있지요.
그렇다고 계속 이전에 먹이던 것을 계속 먹이면 밥 먹는 습관을 들이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밥 먹는 습관이 들지 않아 두 돌까지 유동식과 젖만 먹는 아기도 있습니다.
일단 젖병을 먼저 떼야 합니다. 젖병을 오래 물면 충치가 생기기도 쉽습니다. 분유를 끊고 생우유를 먹이되, 젖병 대신 컵을 사용하세요. 간혹 생우유를 젖병에 넣어주는 때도 있는데 절대 그래선 안 됩니다. 생우유가 성장에 중요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분유처럼 젖병에 넣어 수시로 먹여선 곤란합니다. 우유를 지나치게 먹으면 밥을 잘 먹지 않을 뿐 아니라 영양에도 불균형이 옵니다.
밥을 먹는 자체도 중요하지만, 밥을 먹는 과정에서 기구를 사용하는 연습이 되어야 합니다. 아직 어리다고 무조건 밥을 먹여주지 말고 숟가락으로 쥐여주고 떠먹는 훈련을 하세요. 처음에는 먹는 것보다 흘리는 게 많고, 한 끼 먹는 데 한나절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보고 있으면 답답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차차 익숙해져 시간에 맞춰 제 스스로 먹는 법을 터득하게 될 것입니다.
아기에게 음식을 줄 때에는 하루 세 번 밥을 주고 아침과 점심, 점심과 저녁 사이에 간식을 줍니다. 아직 아기는 위의 용적이 작아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끼니와 끼니 사이에 간식으로 보충해주어야 합니다. 과일이나 우유, 두유 등은 아기들이 먹기에 좋은 간식입니다. 시판되는 간식이나 과자류를 사서 먹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간식은 말 그대로 간식일 뿐입니다. 식사에 방해될 만큼 간식을 많이 주면 안 됩니다.
어른 밥을 그대로 주지 마세요
돌이 지나면 밥과 반찬을 먹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엄마 아빠가 먹는 음식을 그대로 주어서는 안 됩니다. 어른이 먹는 음식은 아직은 아기들이 먹기에 너무 짜고 자극적입니다. 또한, 잘 받아먹는 것처럼 보여도 잘 씹지 않고 삼키기 때문에 소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어금니가 나기 시작하면 단단한 음식도 제법 잘 씹어 먹을 수 있게 됩니다. 음식을 많이 씹어 먹으면 소화에 좋을 뿐 아니라 두뇌활동을 촉진해 머리도 좋게 해줍니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 견과류 같은 딱딱한 알맹이 음식을 주지는 마세요. 자칫 잘못하다 목에 걸리기라도 하면 큰일입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덩어리 음식도 무리 없이 씹어 삼킬 수 있습니다.
돌을 넘어선 아기는 활동량이 많고 골격도 단단해집니다. 고기, 생선, 우유 등을 먹여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해주어야 합니다. 또한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다른 영양소들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어려서부터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편식하지 않게 하려면 여러 가지 음식의 맛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싫어하는 음식은 아기들이 귀신같이 골라내곤 하는데, 벌써 편식하는 습관이 들면 곤란합니다. 아기가 어떤 음식을 싫어한다면 조리법을 바꿔서 먹여보는 것도 좋습니다.
선천적으로 약한 부분을 보하는 돌 보약이 필요한 시기
돌은 아기에게 있어 큰 전환기입니다. 먹을거리가 달라지고 행동반경도 넓어지지요. 그러면서 엄청난 성장발달을 하게 됩니다. 충분한 기와 혈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 시기는 평생 살아가는 데 바탕이 될 기초 체력을 다지는 시기입니다. 이때 선천적으로 약한 부분을 잘 보완해주면 나중에 성장한 후에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잠을 잘 자지 못하고 보채거나 예민한 아기, 편식하는 아기, 설사나 변비를 자주 하는 아기, 감기에 자주 걸리는 아기들은 보약이 필수입니다.
돌 보약은 다 비슷하다는 생각에 한의사로부터 진단을 받지 않고 약을 지어 먹이는 예가 흔한데, 돌 보약이야말로 정확한 처방과 진단 하에 먹여야 합니다. 아기들이 다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평소에 몸에 열이 많은지, 밥은 잘 먹고 소화는 잘 시키는지, 호흡기는 괜찮은지, 잠은 잘 자는지 등에 따라 아기마다 체질이 다르고 필요한 보약도 다릅니다. 특히 홍삼은 체질에 관계없이 잘 듣는다고 생각하여 함부로 먹이는데, 홍삼 역시 아기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복용법이 다릅니다. 임의대로 함부로 홍삼을 먹이면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보약을 지을 때 녹용을 넣어도 되는 체질인지 역시 진찰을 받아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체질에 맞는 녹용 보약은 원기를 보하고 뇌의 발달을 도우며 뼈와 치아 생성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발육이 늦거나 잔병치레를 자주 하고 밥을 잘 먹지 않는 아기들에게 효과가 있습니다.
아기에게 보약을 먹이려고 할 때 보약을 잘못 먹어 머리가 하얘졌다거나, 뚱뚱해졌다거나, 말이 늦어지고 머리가 나빠졌다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한의사의 진찰에 따라 나이와 체질에 맞는 약을 처방받아 적절한 양을 먹인다면 아무 부작용이 없습니다. 즉, 엄마들이 아는 보약에 대한 이런 속설은 근거가 없는 기우일 따름입니다. 그러니 검증되지 않은 이런 속설 때문에 보약 먹이기를 주저할 필요는 없습니다. 진찰 후에 나이에 맞게 적절한 양을 먹이면 원기가 보강되고 뇌가 발달하며 뼈와 치아의 생성에 큰 도움이 됩니다.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합니다
아기는 이제 엄마, 아빠, 맘마 등의 말을 시작합니다. 할 수 있는 말은 많지 않지만 눈치가 빨라 엄마의 말을 생각보다 잘 알아듣습니다. 엄마가 칭찬하는지, 야단을 치는지, 뭔가를 요구하는지를 거의 알아듣는다는 말입니다. “안 돼”라고 말하면 대꾸는 안 해도 하던 행동을 멈추고 엄마 눈치를 살피지요. 엄마가 어느 때 자기를 예뻐하는지도 귀신같이 알아채고는 애교 섞인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말만 못할 뿐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은 수준 이상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말해봤자 아기가 못 알아들을 거로 생각하지 말고 작은 일에라도 하나씩 설명을 해주세요. “밥을 잘 먹어야 몸이 튼튼해지지”, “숟가락으로 밥을 먹으면 참 재미있어”, “잠을 잘 자야 예뻐진단다” 등 아이의 생활습관과 관련한 말이면 더 좋겠지요. 무엇이 옳고 그른 행동인지, 어떤 습관을 길러야 하는지를 설명하다 보면 어느새 그것이 일상생활에 자리 잡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감기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찬바람이 불고 눈이 날려도, 뜨거운 여름에 땀을 비 오듯 흘려도 아기는 세상과의 소통에 정신이 없습니다.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바깥세상에 열광하고 온 마음을 빼앗깁니다. 그러면서 아기는 본격적으로 질병의 공격을 받습니다. 엄마에게서 받은 면역력이 바닥이 난 상태이니 이제 아기는 감기를 달고 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 아기는 스스로 병을 이기는 법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돌을 기점으로 감기의 의미는 굉장히 달라집니다. 돌 전에는 사소한 감기도 긴장해야 하지만 돌이 지난 후부터는 감기를 잘 앓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콧물이 나거나 기침을 한다고 무조건 병원에 달려가서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을 처방받으면 아기들은 점점 더 약해집니다. 병과 싸워 이겨야 아기가 더 튼튼해집니다. 감기에 걸릴 때마다 약의 도움을 받게 되면 아기는 점점 더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기에게 감기와 싸워 이길 시간을 주세요. 만일 아기가 감기를 달고 산다면 약을 덜 먹어서가 아니라 몸의 면역력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감기를 달고 사는 아기일수록 감기약을 계속 먹이기보다 약해진 몸의 기운을 보강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약을 먹이더라도 항생제나 해열제 같은 양약은 급성기에 반드시 필요할 때만 먹여야 합니다. 또한 웬만하면 약을 쓰더라도 자연 재료를 쓴 한약을 복용하게 하면서 아기 스스로 감기를 이겨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약에 감기약도 있어요?” 하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한방 감기약은 내성을 키우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아기가 오히려 감기를 빨리 이겨내게 도와줍니다.
열이 나면 엄마들은 무조건 열을 떨어뜨리려고 총력을 기울입니다. 열이 많이 나는 대표적인 질병이 감기지요. 그러나 감기로 인한 열은 해열제 없이도 2~3일이면 내립니다. 또한 해열제를 쓴다고 감기가 빨리 낫지는 않습니다. 무턱대고 해열제를 쓰면 오히려 감기 때문에 열이 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병에 걸린 것인지 구별할 수 없게 됩니다.
돌이 지난 아기라면 열이 날 때 스스로 이기는 연습을 하여 면역을 길러야 합니다. 열 경기를 했던 적이 없다면 39.5℃까지 올라가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만일 감기에 의한 발열이라면 40℃가 된다고 해도 엄마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뇌손상이 일어나는 등 심각한 문제를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열이 심하면 옷을 벗기고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닦아주면서 수분을 보충해주세요. 해열제는 아기가 열 때문에 너무 힘들어할 때 사용해도 늦지 않습니다. 매번 열이 날 때마다 해열제로 열을 떨어뜨리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 시기 장염은 대게 자연적으로 치료됩니다
이 시기 아기들에게 생기는 바이러스성 장염 중에 발병률이 가장 높은 것은 가성 콜레라입니다. 알려진 대로 로타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환이지요. 보통 장염은 두 돌까지 자주 걸리고 세 살 이후에는 잘 걸리지 않습니다. 대부분 1주일 정도면 낫는데, 면역기능이 유달리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특별한 합병증 없이 회복됩니다. 단 장염에 걸렸을 때는 탈수를 막는데 온 신경을 기울여야 합니다. 보리차 등을 먹여 수분을 공급하고 탈수 가능성이 있으면 포도당 전해질 용액을 먹이세요. 그렇다고 지사제를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아기의 장염을 예방하려고 생후 2, 4, 6개월에 로타바이러스 예방접종을 하는 예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로타바이러스 예방접종을 비롯한 선택접종은 해당 질병의 발생 빈도나 안전성, 예방 효과 등 모든 것을 고려해 볼 때 꼭 해야 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면역 기능이 떨어지는 병약한 아기가 아니라면, 그 질병이 유행할 시기에 자연적인 예방에 신경 쓰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시기에는 설단소증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설단소증은 아랫잇몸 안쪽과 혀가 짧게 붙어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혀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니 발음이 이상하지요. 일반적으로 돌까지는 잘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돌 전까지는 말을 못하기 때문에 발음이 이상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긴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설단소증이 있는 아기는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ㄹ’ 발음을 잘 못합니다. 혀를 내밀었을 때 혀끝이 아랫입술을 덮을 만큼 내려오는지 살펴보세요. 혀가 아랫입술까지 쭉 내려오면 설단소증이 아닙니다. 설단소증의 치료법은 수술 뿐인데, 가장 좋은 시기는 18개월 전후입니다. 말을 배우고 발음이 익숙해진 다음에 수술을 하면 발음 교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늦기 전에 수술을 해줘야 합니다. 시술은 매우 간단하고 어른은 국소마취만으로도 수술이 가능합니다.
배변 훈련에 조바심은 금물
아기가 소변을 보는 간격이 일정해지면 방광의 기능이 어느 정도 발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는 배변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대소변 가리기는 일반적으로 18개월 이후에 시작하지만 아기마다 개인차가 있습니다. 쉽게 대소변을 가리는 아기도 있고, 꽤 컸는 데도 기저귀를 못 떼는 아기도 있습니다. 변을 일찍 가리는 것과 늦게 가리는 것은 지능과는 전혀 상관이 없으며, 늦게 한다고 해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배변 훈련을 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서적 불안감에 오히려 대소변을 더 늦게 가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식습관을 들이듯, 대소변도 자연스럽게 가릴 수 있도록 긴장을 풀어줘야 합니다. 기저귀를 떼는 것은 아기에게는 발달상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항문 근육이 발달한 증거이면서, 정서발달도 원만하게 잘 되고 있다는 표시이기도 하지요. 다른 아기들은 벌써 다 기저귀를 뗐는데 내 아기만 늦다고 해서 재촉해서는 안 됩니다. 혼을 내는 것은 아무 효과도 없을뿐더러 엄마와의 사이만 나빠지게 할 뿐입니다.
어린이집을 일찍 보내는 엄마들이 이 문제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합니다. 적어도 기저귀는 떼고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대소변을 지릴 때마다 혼냅니다. 그러나 어린이집에 가면 친구들이 화장실에 들락거리는 모습에 자극받아 훨씬 쉽게 기저귀를 떼기도 합니다. 세상 모든 아이는 모두 자기만의 속도에 맞춰 자란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됩니다. “조바심 내지 마라. 때가 되면 다 한다”라는 옛 어른들의 말이 대부분 틀린 게 없습니다.
집 안 모든 물건이 장난감
돌이 지난 아기들은 부지런히 눈을 굴려 엄마 아빠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배웁니다. 형제자매의 행동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기도 합니다. 여자 아기는 엄마가 하는 것을 보고 화장하는 흉내를 내기도 하고, 어설프게 빗질을 하기도 합니다. 어디서 보고 배웠는지 기특하게(?) 연필을 잡고 공부하는 척도 합니다.
위험하지 않다면 아기가 어른 물건에 관심을 갖거나 행동을 따라할 때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행동하게 해주세요. 값비싼 장난감보다 언니가 가진 몽당연필 하나가 이 시기 아기들에게는 가장 장난감이며 학습 교재입니다.
한 편 이 시기 아기들은 규칙과 질서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 장난감을 꺼내 잘 놀고 난 후에는 스스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 주세요. 아기들이 놀고 난 후 “너는 저리 가 있어. 엄마가 치울게”라고 하지 말고 “우리 이제부터 같이 정리하는 놀이를 할까?”라고 말해주십시오. 단순히 정리를 한다고 하면 잘 하지 않지만, 놀이처럼 엄마가 유도해주면 신이 나서 어지른 물건들을 치울 것입니다.
아토피, 약보다 의식주 관리가 중요합니다
요즘 엄마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 중 하나가 바로 아토피입니다. 잘 낫지도 않으면서 아기를 고통스럽게 하지요. 아직은 왜 아토피가 생기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유전적인 요인과 면역적인 요인, 의식주 환경들이 아토피를 유발하고 악화시킨다고 알려졌지요.
“아토피가 완치가 되나요?”
아기의 증상이 하루아침에 낫기를 기대하는 마음에 이런 질문을 던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요술처럼 아토피 증상을 낫게 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한방에서 근본적인 치료를 한다고 해도 병원 치료만으로 증상이 낫기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약이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약만 가지고 고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아토피를 뿌리째 뽑으려면 의식주 전부가 바뀌어야 합니다. 병원에 열심히 다닌다고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부지런히 아기를 낫게 하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아토피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연고를 바르는 것인데요. 스테로이드제 연고는 효능이 뛰어나 순식간에 증세가 나은 듯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제 연고는 사실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감추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표현이 꼭 맞지요. 그래서 약을 끊으면 갑자기 더 증세가 나빠지기도 합니다.
아기가 아토피가 심하다고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하는 집도 있습니다. 대도시를 벗어나 약간만 외곽으로 나가도 공기가 확실히 다르지요. 아토피는 주거지를 친환경적으로 바꾸었을 때 어느 정도 호전되기도 합니다. 자연에 있을 때 훨씬 잘 낫는 것은 분명히 사실이지요. 하지만 시골에 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시골에 살면서 생활 습관은 도시에 살던 바와 다르지 않다면 큰 효과가 없습니다.
아기가 아토피를 앓고 있다면 무엇보다 보습에 유의하세요. 기본적으로 아토피를 앓는 아기의 피부는 수분 손실이 커 상당히 건조합니다. 목욕 후에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효과가 있는데, 이때는 몸에 어느 정도 물기가 남아 있을 때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보습제를 쓸 때는 그저 발라주는 게 아니라, 몸 전체를 마사지해준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엄마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지는 마사지를 통해 아기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증세가 훨씬 빨리 호전됩니다. 어느 질병이든 엄마의 사랑만큼 강력한 약은 없습니다.
열 때문에 경기를 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돌이 지난 아기들은 열 때문에 경기를 하는 수가 많습니다. 열성 경기는 전체 아기의 5% 정도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지요. 하지만, 열이 난 상태에서 경기를 했고, 몇 분 이내에 끝이 났다면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기가 경기를 일으키면 우선 안전한 곳에 베개 없이 눕히고 옷을 헐렁하게 풀어주세요. 그런 후 턱을 적당히 젖혀 기도를 확보하고, 침이 흐르도록 고개를 옆으로 돌려주십시오. 손끝을 바늘로 따 조금이라도 피를 내면 경기가 가라앉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흔한 증상이긴 해도 반복적으로 경기를 한다면 가볍게 봐넘겨선 안 됩니다. 한 번 경기할 때 15분 이상, 하루에 두 번 이상, 1년에 다섯 번 이상 경기를 한다면 더욱 정밀한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열 경기로 말미암은 후유증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성장과 관계가 없으며 뇌 손상과도 관계가 없지요. 아직은 뇌가 발달 과정상 기능적으로 미숙한 상태여서 경련이 발생하기 쉬운 것일 뿐, 건강한 아이들도 열성 경기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분노 발작을 일으킬 때도 있습니다
이 시기 아기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분노 발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소리를 지르고 울고불고 난리를 치지요. 바닥에 머리를 박는 자학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엄마는 이런 행동에 놀라 아기가 원하는 것을 급하게 들어주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요구를 들어주면 습관이 되어 원하는 게 있을 때마다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아기가 분노 발작을 일으킬 때는 위험하지 않도록 주변을 정리하고 발작이 끝날 때까지 차분히 기다려야 합니다. 제풀에 지쳐 가라앉으면 그때 안아 달래주면서 말로 잘 설명해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분노 발작은 경련성 질환은 아니지만 일종의 행동장애로 그냥 넘길 일은 아닙니다. 아기가 왜 발작을 일으키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내고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마음을 잘 이해하고 다독여줘야 정서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이때 엄마는 마음은 이해해도 그런 공격적인 표현은 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특히 엄마 자신이 먼저 감정을 다스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즉, 화가 났을 때 분노를 그 즉시 표출하지 않고 잘 다스리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만 합니다.
아기가 또래보다 발달이 느리다면 두 돌이 되기 전에 발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방에서든 양방에서든 발달지연이 있을 때 24개월 이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가 좋습니다. 물론 발달지연이 아닌 발달장애라면 그전에라도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돌이 지나도 걷지 못한다고 걱정하는 엄마도 있는데, 걷는 문제만큼은 아기에 따라 조금 늦거나 빠를 수 있으니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단, 10개월까지 제 스스로 앉아 있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발달장애는 겉으로 드러나는 운동발달 외에 인지, 청력, 언어 등에도 관련하기 때문에 평소에 아기를 자세히 관찰해야 합니다.
저는 아기 키우는 엄마들에게 늘 이렇게 말합니다.
“조급함이 아이 건강을 망칩니다. 먹는 것이든 행동 습관이든 제 스스로 경험하고 깨닫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를 기를 때의 모든 문제는 억지로 뭔가를 했을 때, 또 물질 문명이 만들어낸 편리함을 따를 때 발생합니다. 돌부터 본격적으로 세상을 경험하는 아기에게 자연의 이치에 따라 스스로 성장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이 시기 엄마들의 역할입니다.
출처 : 자연주의육아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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