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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사람이야, 완벽하지 않아도 돼"

양선아 2013. 04. 20
조회수 8575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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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67367001_20130420.jpg » 어머니는 아이를 사랑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한다. <어머니는 아이를 사랑하고 미워한다>의 지은이는 이런 양가 감정을 느끼며 자신을 ‘나쁜 엄마’라며 자학하는 엄마들에게 “당신들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말한다. 사진은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를 탐구한 영화 <케빈에 대하여>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간호사가 아이를 내 가슴에 올려줬는데 이상하게 텔레비전에서 보던 것처럼 감격의 눈물이 안 나오는 거야. 아랫도리는 아프고, 내 앞에 있는 아이가 너무 낯설었어. 순간 내가 너무 무덤덤해서 모성이 없는 것은 아닌가 하고 덜컥 겁이 나더라.”

아는 동생이 출산 직후 자신의 느낌을 이렇게 설명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나 역시 둘째를 낳을 때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아이와 첫 대면을 하는데 아이 얼굴이 내가 상상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 약간 까맣고 심하게 쭈글쭈글한 피부에 입이 너무 커서 입만 눈에 들어왔다. 산후조리하는 첫 2주 동안 모유 수유를 하면서도 아이 입에 계속 신경이 쓰였다. 한 생명이 탄생했는데 입의 크기만 신경쓰고 있는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면서 죄책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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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어머니는 아이를 사랑하고 미워한다

 바바라 아몬드 지음, 김진·김윤창 옮김/간장·1만5800원

 

그렇다. 그때 그 동생이나 나처럼 대부분의 엄마들은 이러한 감정을 느낀다. 아이를 낳고도 내 몸이 너무 아파 아이에게 시큰둥할 수도 있고, 낮과 밤이 바뀐 아이 때문에 밤새 자지 못하면 아이를 팡팡 때리기도 한다. 정말 맛있는 음식을 아이가 혼자 다 먹어버리면 아이가 얄밉기도 하다. 하루 내내 일에 시달리고 집에 돌아갔는데 밤새 책을 읽어달라는 자식이 악마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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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엄마도 힘들어

문경보 지음/메디치·1만3800원

 

엄마도 사람이다. 그러나 여자의 인생에 아이가 등장하는 순간, 여자는 엄마로서의 삶만 강요당한다. 엄마는 아이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제공하고 헌신해야 한다. 아이를 미워해서도 아이에게 함부로 대해서도 안 된다. 수유, 안아주기, 최신 학습정보와 학원 알아보기 등등 모든 것을 알아서 척척 해야 비로소 ‘좋은 엄마’로 대접받는다. 이렇게 우리 사회는 여자들에게 ‘완벽한 엄마 노릇’을 요구하고 압박한다. 많은 엄마들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나는 좋은 엄마인가’라고 회의하며 죄책감과 수치심, 불안감과 우울함을 안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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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나는 아직 엄마가 되려면 멀었다

박대진 지음/센추리원·1만4000원

 

<어머니는 아이를 사랑하고 미워한다>를 쓴 정신과 의사 바바라 아몬드는 자신을 ‘나쁜 엄마’라며 학대하는 엄마들에게 “당신들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말한다. 그는 “엄마는 아이들에게 사랑하는 감정과 동시에 미워할 수 있는 ‘양가감정’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하며, 우리 사회가 유독 엄마에게만 미움이라는 감정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풍부한 임상 사례와 <프랑켄슈타인> <케빈에 대하여>와 같은 문학작품 등을 통해 엄마의 양가감정을 부도덕하게 여길 때 어떤 해로운 영향이 나타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아마도 많은 엄마들이 그동안 자신들이 아이에 대해 느꼈던 복잡한 감정에 대해 이해가 되면서 ‘엄마 노릇’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엄마도 힘들어>와 <나는 아직 엄마가 되려먼 멀었다>는 국내 현실에서 많은 엄마들이 십대의 자녀를 키우며 겪는 다양한 심리적 갈등을 소개하고 엄마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두 책 모두 엄마가 꼭 완벽한 어른이 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부모 역시 아이와 부대끼며 자신의 어렸을 적 상처와 마주할 수도 있고, 시행착오도 겪고, 성장통도 겪는다는 것이다. 엄마라는 역할을 충분히 잘 수행하고도 언제나 죄책감과 불안감에 시달리는 모든 엄마들에게 이 책의 지은이들은 “괜찮아요.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엄마도 사람이에요”라고 말해준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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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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