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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전문가들 두 목소리…‘과잉진료’-‘숨은 환자많아’

2013. 04. 03
조회수 4434 추천수 0

■소아정신과 내몰리는 아이들 (상)
의료계 두 목소리로 갈려 
“약간만 산만해도 병원행 부모와 의사들의 합작품”
“환자수 세계평균 4~7%에 못미쳐 정신과 낙인에 쉬쉬 경향”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 대한 과잉진료 논란은 소아·청소년기에 대부분 나타날 수 있는 행동을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볼 것인지와 관련돼 있다. 특히 학교 성적을 제일 목표로 여기는 한국 사회에서는 학습 경쟁이 과열돼 있고 소아·청소년이 정신과 병원에 드나드는 데 대한 사회적 편견이 강한 탓에 이런 논란은 더욱 커진다.

의료계에서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성길 서울시립은평병원장(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은 “40여년 전에 정신과 전공의를 할 때는 에이디에이치디 환자가 매우 드물었다. 요즘에는 이 질병이 널리 알려지자 교사나 학부모들이 단순히 주의가 산만하거나 부산스러운 아이들까지 모두 병원에 데려온다”고 말했다. 민 병원장은 “다만 진단이야 정신과 의사들이 하는 것이니 과잉으로 이뤄지는지는 함부로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대학병원의 교수도 “에이디에이치디의 과잉진단 및 과잉치료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는 없다.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만 하고 성적이 좋아지기만 원하는 부모와 이 요구를 맞추려는 의사들의 합작품”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 한국 사회의 특성상 오히려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성구 한림대 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들 가운데 에이디에이치디를 앓는 비율은 세계적으로 거의 비슷한데, 전체 아동의 4~7%이다. 최근 환자가 늘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견줘 크게 못 미친다. 과거에는 숨기다가 최근 이 질환이 널리 알려지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동네의원에서 이를 진단하는 경우가 많고 약도 많이 쓰는 경향을 보여 과잉치료 논란이 일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 정신과를 찾기 때문에 과잉진단이 보편적인 현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과잉진료 논란이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진단과 동시에 행동·인지치료와 함께 약물치료를 하는 데 대한 정서적 거부감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병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는 바람에 오남용 문제가 사회적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이에 한의사들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의 원인이 ‘뇌의 불균형’이라며 최근 한약, 산소 치료, 뇌자극 치료 등을 권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성구 교수는 “에이디에이치디라고 해서 무조건 약을 쓰는 것은 아니고 행동·인지치료 과정을 거친다. 또 치료약은 중독성이 있거나 다른 정신과 약에 견줘 부작용이 심한 것도 아니다. 저성장이라는 부작용이 있다지만, 이는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의사들이 키나 몸무게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쓴다”고 말했다.

강동화 서울아산병원 울산의대 신경과 교수는 “에이디에이치디는 어떤 사람에게는 병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병이 아닐 수도 있다. 어른들이 일방적으로 낙인을 찍고 약물 복용을 강요하는 분위기는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 에이디에이치디 아동을 바라보는 가족과 사회의 시각을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양선아 엄지원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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