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상담과 테라피의 허와실

이정희 2013. 03. 15
조회수 8076 추천수 0
20130315_01.jpg » 한겨레 자료 사진.“방학 동안 초등 2학년 큰 아이에게 언어 치료를 주2회 받게 하다가, 요즘 개학하여 한번으로 줄였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음악치료를 받고 있는데, 아이가 좀 지루해하는 것 같아서 미술치료로 바꾸려고 합니다. 그런데 엄마로서 요즘 테라피의 효과를 반문해 봅니다. 

초등1학년 입학하고 아이가 언어가 조금 뒤처지는 것 같고, 학교 적응이 어려워 보여서 치료 상담을 받았어요. 거기서 테라피를 추천받아 언어 치료를 즉시 시작했습니다. 몇 달간 말하기에 조금 도움이 되는 것 같았는데, 현재는 별 효과가 없어 보입니다. 상담 선생님의 표현대로 아이가 소심한 성격이라 말 수가 적어서 발음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것인지...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해 봅니다. 교육적 차원에서 테라피의 부작용도 있나요?”

초중고생을 막론하고 학기 초에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방학동안 집중적으로 뒷받침한 테라피나 예술 활동 (미술, 음악 등)이 학교생활과 아이 발달에 직접 도움이 되는지 평소 보다 세심하게 관찰합니다. 그리고 별 효과 없어 보이면,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치료를 동시에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 깨어있는 부모들은 자녀가 조금이라도 이상 현상을 보이면 조기 진단을 받으려고 상담실을 찾고 다양한 테라피를 제공합니다. 자녀수가 적은 만큼 건강한 성장 발달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예컨대 언어 발달에서 가벼운 지체 현상을 보여도, 바로 언어 치료를 보내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또는 집중력 약화와 불면증 증세를 보이면, 운동 치료나 예술 치료 등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조기 진단과 다양한 테라피의 제공이 아이를 더 산만하게 만들어 상태를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우선 부모로서 아이의 어려운 증세를 면밀하게 관찰해 보아야 합니다. 스위스의 소아 청소년과 의사 라르고 (Remo H. Largo)는 요즘 아이들이 성장 발달과정에서 보이는 어려움들은 (언어발달 장애, 정서 발달 장애, 소아 비만증, 주의력 결핍증 또는 과잉행동 등) 사실상 움직임의 결핍에서 기인한다고 강조합니다. 그 원인은 물론 영유아기에 이미 정상적인 움직임이 제한된 경우가 많으며, 특히 만 6세에서 10세까지는 활동을 즐겨하는 시기로써 가장 많이 움직여야하는데, 학교생활에서 많은 통제를 받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사실상 움직임은 혈액 순환을 자극할 뿐 아니라, 소화를 촉진시키므로 수면 리듬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줍니다. 따라서 적극적인 움직임의 활동은 아이의 신체적, 심리적 건강을 가져오는데 가장 폭넓게 작용하며, 무엇보다 체중 조절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과체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유아기와 아동기의 언어 발달을 촉진하려면, 테라피 보다 일차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아이의 움직임에 더 공을 들입니다. 즉, 언어 발달을 자극하기 위해 가능한 아이의 활동 기회를 (운동이나 산책 등) 의식적으로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가벼운 발달 장애 현상은 테라피가 결정적 효과를 가져 오지 못합니다. 오히려 다양한 치료가 아이의 정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므로, 부모의 자녀 관찰이 무엇 보다 중요합니다. 예방적 차원에서 일상생활 속에서 적극적인 움직임과 자연을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긴요합니다.  
 
Q. 만5세 남아입니다. 체격이 좋은 편이며 집에서 아주 많이 움직입니다. 그런데 유치원에서 너무 산만하다고 선생님이 자주 말씀하셔서, 제가 은근히 걱정입니다. 지난주에는 원장님이 소아과 상담 진단을 권유하셔서 제 마음이 무겁습니다. 정말 병원 치료가 필요한 것인가요? 엄마로서 우선 도와줄 방법은 없나요?  

A. 여아들 보다 남아들이 대부분 더 활동적입니다. 집이나 유치원 현장에서 아이의 활동에너지 발산이 충분하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즉, 아이의 체격이 좋으니까, 에너지 발산이 매일 매일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기회를 만들어 보세요. 밖에서 줄넘기를 하던지, 공놀이를 하면, 과격 행동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대부분 약물치료를 권장할 수도 있으니 심사 숙고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리탈린 복용을 시작하게 되면, 아이의 행동은 현격하게 줄어들고 얌전해집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 아이의 움직임 발달 뿐 아니라 전체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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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 박사 과정까지 마치고 귀국, 이때부터 한국교육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창의력, 상상력, 자질 발현을 중요시 여기는 교육학자. 사회변화는 교육문화의 개선에서 시작된다는 확신으로 슈타이너의 발도르프 교육 서적을 번역하고 강의하다가, 뒤늦게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도르프 사범대학에서 슈타이너 인지학과 발도르프 교육학을 전공했다. 2000년부터 (사)한국루돌프슈타이너인지학연구센터를 이끌며 번역서로 <아이들은 머리로 배우나>, <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등이 있다.
이메일 : charirang123@hanmail.net       트위터 : steinercenter      
홈페이지 : http://steiner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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